송시열이 율곡의 봉사를 빗대어 중전 간택에 신중할 것을 아뢰다
영중추부사(領中樞府事) 송시열(宋時烈)이 현도 상소(縣道上疏)하기를,
"앞으로 있을 대혼(大婚)의 예(禮)는 진실로 흥폐(興廢)에 관계되므로, 신은 원하건대, 전하께서는 주자(朱子)가 진관(陳瓘)의 서첩(書帖)에 쓴 발문(跋文)의 말192) 과 문성공(文成公) 이이(李珥)의 봉사(封事) 가운데 진계(陳戒)한 말193) 을 유신(儒臣)으로 하여금 상고하게 하시고, 이를 채택(採擇)하여 시행하소서. 그러면 이른바 호연지기(浩然之氣)란 것이 전하의 성학(聖學)으로써 어찌 천지(天地) 사이에 더욱 채워지지 아니하겠으며, 이른바 만복(萬福)의 근원이란 것도 또한 천만세(千萬世)에 영구히 미치지 아니하겠습니까?"
하니, 임금이 답하기를,
"상소(上疏) 가운데 문득 진요옹(陳了翁)이 그 형에게 준 서첩에 회암(晦庵)이 쓴 발문(跋文)을 인용(引用)하여 과매(寡昧)함을 경계하여 가르치고, 또 율곡(栗谷)의 봉사(奉事) 가운데 대체(大體)를 삼간다는 한 가지 정성스러운 말을 집어내어 반복해서 진계(陳戒)하였는데, 대개 경이 말한 바는 진실로 가세(家世)와 덕용(德容)을 추구(推求)하되, 마땅히 용모(容貌)와 자태(姿態)는 취하지 말라는 뜻에 있는 것이다. 정성이 매우 간절하고 지극하니, 유의하여 깊이 생각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하였다. 【임금이 선정신(先正臣)에게는 그 호(號)를 일컬었으니, 존숭(尊崇)하는 뜻이 지극하다.】
- 【태백산사고본】 10책 11권 25장 A면【국편영인본】 38책 520면
- 【분류】정론-정론(政論) / 왕실-국왕(國王)
○丁巳/領中樞府事宋時烈從縣道上疏曰:
前頭大婚之禮, 實是興廢所關。 臣願殿下使儒臣, 考朱子所跋陳瓘書之語及文成公 李珥封事中陳戒之說, 採而行之, 則所謂浩然之氣者, 以殿下之聖學, 豈不益塞于天地之間乎? 其所謂萬福之源者, 亦豈不永及於千萬世哉?
上答曰: "疏中輒引晦庵跋陳了翁與兄書, 誡誨寡昧, 又拈栗谷封事中謹大禮一款, 反覆陳戒。 蓋卿言, 實在於宜求家世德容, 毋取容姿之意也。 誠甚切至, 可不留心體念哉?" 【上於先正稱其號, 尊尙之意至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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