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조 판서 김석주가 남소문을 열게 된 잘못을 논하다
병조 판서 김석주(金錫胄)가 차자를 올려 남소문(南小門)을 열게 된 잘못을 논하기를,
"도성의 동남쪽에 예전에 있었던 남소문을 오늘날 폐쇄하였는데, 감여가(堪輿家)가 매번 말하기를, ‘소양(少陽)의 방위를 폐색(閉塞)하고 개통(開通)하지 않기 때문에 왕자·왕손을 보는 국가의 경사에서 매양 여자가 많고 남자가 적으니, 지금이라도 옛터를 찾아서 소양의 기(氣)를 통한다면 마땅히 상서롭고, 좋은 일이 있을 것이다.’고 하고, 또 김안로(金安老)가 임의로 폐쇄한 것이기 때문에 열지 않을 수 없다고 합니다. 그러나 소양의 방위는 정동(正東)에 있고, 또 동남방은 손방(巽方)이지 진방(震方)은 아닙니다. 또 《여지승람(輿地勝覽)》은 김안로가 권세를 마음대로 부리기 전에 이루어진 것인데, 경성 성곽조를 상고해 보면 문을 여덟만 세웠다고 적혀 있습니다. 지금 다시 이 문을 개통시킨다면 아홉이 되어야 하니, 조종(祖宗)께서 건치하신 처음의 제도에 어긋나는 듯합니다."
하고, 민희(閔熙)가 또 문을 개통시키는 것이 부당하다고 말하니, 임금이 《실록(實錄)》 가운데 증거가 될 만한 문자를 상고해 내라고 명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7책 8권 36장 A면【국편영인본】 38책 419면
- 【분류】사상-토속신앙(土俗信仰) / 역사-전사(前史)
○兵曹判書金錫冑箚論開南小門之謬誤, 有曰:
都城東南, 舊有南小門而今廢。 堪輿家輒言, 少陽方閉而不開, 故國家於《螽斯》、《麟趾》之慶, 每女子多而男子少。 今若尋其舊址, 以通少陽之氣, 則宜有吉祥善事。
且言金安老所擅閉, 亦不可不開云。 第少陽方在正東, 而東南則巽也, 非震也。 且《輿地勝覽》乃安老未用事時所成, 而考京城城郭條, 只書立門八。 今若復開此門, 則當爲九門, 似有乖祖宗建置之初制也。 閔熙亦言不當開。 上命考出《實錄》中可據文字。
- 【태백산사고본】 7책 8권 36장 A면【국편영인본】 38책 419면
- 【분류】사상-토속신앙(土俗信仰) / 역사-전사(前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