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종실록 5권, 숙종 2년 8월 6일 병진 1번째기사
1676년 청 강희(康熙) 15년
변무사 복선군 이남과 부사 정석 등이 청나라에 가다
변무사(辨誣使) 복선군(福善君) 이남(李柟)과 부사(副使) 정석(鄭皙) 등이 명을 받들고 청국(淸國)으로 갔다. 그 주문(奏文)에 대략 말하기를,
"광해(光海)가 무도(無道)하여 어머니를 폐하여 윤상(倫常)을 무너뜨렸으므로, 인조[仁廟]가 대비(大妃)의 명을 받들어 권서 국사(權署國事)213) 로서 명(明)나라 조정에 명을 청했더니, 명나라 조정에서 처음에는 의심하고 어렵게 여겨서 즉시 윤허하지 아니하다가, 뒤에 가서 드디어 본국(本國)의 사정을 통찰(洞察)하고 쾌히 봉전(封典)을 내렸습니다. 폐군(廢君)을 보전하여 천년을 마치게 하였으니, 폐립(廢立)의 정당함은 한(漢)나라 선제(宣帝)에 비겨 부끄러운 바가 없다고 이를 만합니다."
하고, 이어 또 십육조기(十六朝紀)에 이른바 ‘구화(救火)를 명목으로 삼아 군사를 거느리고 궁중(宮中)으로 들어가서 폐군을 방박(綁縛)하여 맹렬한 불 속으로 던졌다.’는 전혀 근거없는 무망(誣罔)과 날조를 갖추어 말하고, 또 ‘왜(倭)와 화친을 맺었다고 한 것은 천만번 이치에 맞지 않는 것이니 삭제하여 고치도록 허락하고 쾌히 누명(陋名)을 씻어 보여주기를 바란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4책 5권 34장 B면【국편영인본】 38책 334면
- 【분류】왕실(王室) / 외교-야(野)
- [註 213]권서 국사(權署國事) : 중국에서 정식으로 왕위 계승을 승인받기 전에 임시로 나라 일을 맡아 본다는 뜻의 칭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