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중추부사 이경석에게 궤장·선교·선온·일등사악을 모두 하사하다
영중추부사 이경석(李景奭)에게 궤장(几杖)·선교(宣敎)·선온(宣醞)·일등사악(一等賜樂)을 모두 의례대로 하사하였다.
경석은 인조조부터 이미 상부(相府)에 들어와 세 조정에 걸쳐 벼슬하였다. 이때 나이가 일흔 넷이었는데, 비록 산반(散班)에 있었지만 모든 문안하는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교리 이규령이 경연에서 경석을 위하여 노인을 우대하는 은전을 거행하도록 청하였는데, 상이 옛 사례를 물었다. 규령이 고 정승 문충공(文忠公) 이원익(李元翼)에게 궤장을 하사하고, 문정공(文正公) 김상헌(金尙憲)에게 견여(肩輿)를 하사한 일로써 대답하자, 상이 또 대신에게 물었다. 판중추부사 송시열이 대답하기를,
"우리부터 고례를 만들기는 어렵습니다만, 성인도 때에 따라 변통하여 바꾸었습니다. 옥당의 관원이 이미 선조(先朝)의 고사라고 아뢰었습니다만, 경석에 대한 전하의 관계가 원익에 대한 인조의 관계나 상헌에 대한 효종의 관계와 비교하여 어느 쪽이 더 나은지 모르겠습니다. 오직 성명께서 헤아려 처리하시는 데 달려 있을 뿐입니다."
하자, 상이 이에 궤장을 하사하도록 명한 것이다.
대체로 이·김 양공(兩公)은, 혹은 훈덕(勳德)으로 혹은 절의(節義)로 세상의 존경받는 인사가 되었기 때문에, 양 조정에서 예우가 특별하여 이같은 남다른 은전이 있었다. 그래서 시열은 경석이 이같은 예에 해당될 수 없다고 여겨 이와 같이 대답한 것이었다. 경석은 시열의 뜻을 몰랐으므로, 힘껏 사양하지 못하고 끝내 성대한 예전을 받아들였다. 대궐에 나아가 사은하는 전을 올리고 또 그 일을 그림으로 그려 시열에게 글을 청하자, 시열이 서문을 지어 주었는데, 대체로 비꼬는 뜻이 없지 않았다.
- 【태백산사고본】 19책 19권 58장 A면【국편영인본】 37책 634면
- 【분류】인사(人事) / 왕실-사급(賜給) / 인물(人物) / 윤리(倫理)
○壬戌/賜領中樞府事李景奭几杖、宣敎、宣醞、一等賜樂, 皆如儀。 景奭自仁祖朝, 已入相府, 以至三朝。 至是年七十四, 雖在散班, 凡於起居之列, 未嘗不參。 校理李奎齡於筵中, 爲景奭請擧優老之典, 上問古例。 奎齡以故相文忠公 李元翼賜几杖, 文正公 金尙憲賜肩輿事爲對, 上又問大臣。 判中樞府事宋時烈對曰: "自我作古爲難, 而聖人亦有隨時而變易。 玉堂之官, 旣以先朝故事仰達, 未知殿下之於景奭, 孰與仁祖之於元翼, 孝宗之於尙憲。 惟在聖明裁度而處之。" 上乃命賜几杖。 蓋金、李兩臣, 或以勳德, 或以節義, 爲世大老, 兩朝禮遇殊絶, 有此異數。 故時烈以景奭不能當此禮, 其對如此。 景奭未知時烈之意, 不能力辭, 卒受盛禮。 詣闕進箋謝恩, 又繪其事, 求文於時烈, 時烈作序以貽之, 蓋不無譏刺之意。
- 【태백산사고본】 19책 19권 58장 A면【국편영인본】 37책 63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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