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명 등과 숙직과 유숙시 문제에 대해 의논하다
상이 침을 맞은 후, 청풍 부원군(淸風府院君) 김우명(金佑明), 어영 대장 유혁연(柳赫然)이 뵙기를 청하니, 상이 인견하였다. 우명이 나아가 아뢰기를,
"신이 외람되게 대장의 소임을 맡게 되었는데 총부(摠府)가 외진 곳에 있어 구애되는 일들이 많습니다. 빈청(賓廳)은 궁궐 내에서 매우 가깝고 또 비어 있으니 이곳에서 숙직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하니, 상이 허락하였다. 우명이 아뢰기를,
"호위청에서 이미 10명의 군관을 배정하였으니 신의 군관을 합하면 80명이 됩니다. 40명이 서로 번갈아 숙직을 서게 하소서."
하니, 상이 따랐다. 혁연이 아뢰기를,
"어가가 유숙하는 곳에는 엄격하게 장막을 치고 군사를 줄지어 주둔시켜야 하는데, 과천(果川) 같은 곳은 매우 비좁아 마을의 집들이 많이 철거될 것이니 이 점이 매우 걱정됩니다. 만일 장막을 조금 떨어진 빈 터에 치고 수십 인이나 백여 인으로 간간이 진을 치게 한다면 허술하지 않고 민가를 철거시키는 근심도 없게 될 듯합니다."
하니, 상이 따랐다. 혁연이 아뢰기를,
"군중(軍中)의 큰 일들은 품달하겠습니다만 소소한 일들은 일일이 모두 품달할 수가 없으니 군중에서 편의대로 행하겠습니다."
하니, 상이 그렇게 하라고 하였다. 허적이 아뢰기를,
"행궁의 모형도를 보니 협소한 정도가 너무 심합니다. 요즘 같이 무더위지는 날씨에 필시 답답함을 느끼게 될 우려가 있으니 신들은 이것이 염려됩니다. 감사에게 공문을 보내 추가하여 축조하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하니, 상이 이르기를,
"미처 해내지 못하는 폐해가 없지는 않겠는가?"
하자, 허적이 아뢰기를,
"관아를 헐고 새로 짓는다 하더라도 기간 내에 해내지 못할까 하는 염려는 없습니다. 지금 서둘러 행회(行會)하도록 하소서. 그리고 정리사가 지금 이미 내려갔으니 필시 상의하여 잘 처리할 것입니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3책 13권 4장 B면【국편영인본】 37책 440면
- 【분류】왕실-국왕(國王) / 왕실-행행(行幸) / 과학-지학(地學) / 군사-중앙군(中央軍) / 군사-군정(軍政)
○上受鍼, 後淸風府院君 金佑明、御營大將柳赫然請對, 上引見。 佑明進曰: "臣忝叨大將之任, 而摠府僻在一隅, 多有拘礙之事。 賓廳密邇宮內, 而且是空處, 入直於此何如?" 上許之。 佑明曰: "扈衛廳軍官, 旣加十名, 竝臣軍官, 當爲八十人。 請以四十人, 相替入直。" 上從之。 赫然曰: "車駕經宿之地, 當嚴設布帳, 列屯軍兵, 而如果川等處, 地形狹隘, 村舍將被毁撤, 此甚可慮。 若設布帳於稍遠空隙之地, 或以數十人, 或以百餘人, 間間結陣, 則似不虛踈, 而可無毁撤民家之患。" 上從之。 赫然曰: "軍中大事當稟達, 而至於小小節目, 則不可一一盡稟, 當自軍中便宜行之矣。" 上可之。 許積曰: "卽見行宮圖形, 則狹隘太甚。 當此向熱之日, 必有蒸鬱之患, 臣等以此爲慮。 行關於監司處, 使之添造矣。" 上曰: "無乃有未及之弊耶?" 積曰: "雖毁撤衙舍以成, 必無不及之患。 今當急急行會。 而整理使今已下去, 亦必相議善處矣。"
- 【태백산사고본】 13책 13권 4장 B면【국편영인본】 37책 440면
- 【분류】왕실-국왕(國王) / 왕실-행행(行幸) / 과학-지학(地學) / 군사-중앙군(中央軍) / 군사-군정(軍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