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의 신속한 처결과 경연의 복구에 대한 부응교 김만기 등의 상소
부응교 김만기(金萬基) 등이 상소하였는데, 그 대략에 아뢰기를,
"아, 지난 겨울에 요사스런 별이 처음 나타나고 바람과 우레가 또 경계를 보였으니 하늘이 우리 전하를 경계시키는 것이 자상할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전하께서는 하늘의 위엄을 경외하여 편히 계실 겨를도 없이 깊이 자책하시어 신하들에게 두루 물으셨으며 신들도 입시하여 성상께서 재변을 당하여 두려워하는 성대한 마음을 지니신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계속해서 무지개가 해를 침범하고 금성이 낮에 나타났으며 심지어 요사스런 별이 80여 일 동안이나 사라지지 않기까지 하였으니 어찌 하늘의 노여움이 이렇게까지 극심하단 말입니까. 하늘을 대하는 전하의 정성이 부족한 점이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닙니까.
아, 전하께서 처음 재변을 당했을 때는 진실로 태만하거나 소홀히 하는 생각을 조금도 갖지 않으셨습니다마는 하루 이틀 지나고 달이 가고 해가 감에 따라 바람과 우레와 요사스런 별의 이변을 마음 속에 항상 간직하지 못하고 한가로이 혼자 계시는 중에도 마음을 제대로 간직하지 못하시니 하늘이 보살펴 주지 않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로 말미암은 것입니다. 보통 사람의 일반적인 마음은 갑자기 보았을 때는 두려워하다가 오랫동안 보고 나면 예사로워지고 이미 지나고 나면 잊고 맙니다. 신들은 진실로 감히 보통 사람의 심정으로 망령스레 성상의 마음을 엿볼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생각건대 유지하기 어려운 것은 마음이고 게을러지기 쉬운 것은 기운입니다. 진실로 항상 단속하여 조금이라도 흐트러지지 않게 하지 못한다면 점점 망설이게 되어 자신도 모르게 나태해질 것입니다. 삼가 원컨대 전하께서 두려워하는 일념으로 끝까지 나태한 마음을 갖지 말으셔서, 혜성이 이미 사라졌으니 조금은 여유가 있다고 여기지 말으시고 언제나 처음 재변을 당했을 때 성상께서 자책하시면서 신하들에게 자문하시던 것처럼 하신다면 재변을 해소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하여 모든 제도와 일반적인 일들은 오직 시행하기에 달려 있을 것입니다.
오늘날 성상께서 미처 점검하지 못하신 것으로 논한다면 적체된 사무가 근래에 이르러 심합니다. 인견하셨을 때 거행하신 조건은 써서 들이는 대로 그날 저녁에 즉시 내리거나 다음날 일찍이 내리는 것은 규례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때로 4, 5일이 지나서 내려보내는 것도 있고 소비의 경우는 내려보내지 않는 것이 보름이 넘기도 하며 심지어는 한 달이 넘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오히려 어떻게 신하들을 고무시킬 수 있겠으며 스러져가는 것을 진작시킬 수 있겠습니까. 전하께서 매번 눈병 때문에 정무를 살피시기가 불편하다는 것을 신들이 모르는 것은 아닙니다마는 한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승지가 공사(公事)를 들고 입시하는 전례가 있으니 매일 하든지 하루 걸러 하든지 편전(便殿)과 난각(煖閣)에 구애받지 말고 자주 입시하여 문서(文書)와 상소를 일체 주달하여 품달한 전지를 결정하게 하신다면 조섭하는 데 방해되지도 않고 사무도 지체되는 우려가 없을 것입니다.
전하께서 지난 겨울 오래 정지했던 후에 경연을 개최하시자 이 얘기를 들은 자들은 모두가 기뻐하며 경연을 날마다 여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여기고 있는데 어찌하여 두세 번 경연을 날마다 여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여기고 있는데 어찌하여 두세 번 경연을 연 뒤에 곧바로 정지하셨습니까. 지금 이미 3개월이 되었습니다. 계절이 몹시 추울 때는 으레히 일보는 것을 정지합니다. 때로 편찮으실 때에 간혹 친히 강하시기가 어려우시다면 근래에 이미 실행한 규례가 있으니 연신으로 하여금 나와서 읽게 하여 어려운 글이나 물으시고 글뜻이나 들추어 헤아리게 하신다면 처음부터 행하기 어려울 바가 없는데도 아울러 정폐했다는 것을 면치 못하게 되었으니, 이는 신들이 더욱 아쉽게 여기는 바입니다.
더구나 지금 추운 겨울이 다 가고 따스한 봄철이 돌아왔으니 한 해가 시작되는 계절을 이어서 태운(泰運)이 교차하는 의의를 볼 때입니다. 삼가 생각건대 전하께서 여기에 대하여 생각하셨을 것입니다. 성학을 본받아 성대하게 인대할 때 접견하는 길을 열고 신하들의 뜻을 다하게 하는 것이 지천(地天)의 현상에 대응하는 것이며 《주역》의 훈계을 체득하는 것입니다."
하니, 답하기를,
"미세한 것을 예방하고 소홀한 것을 경계한 뜻이 구구절절이 간절하니, 내가 매우 아름답게 여긴다. 마음에 두고 생각하지 않겠는가."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2책 12권 29장 B면【국편영인본】 37책 424면
- 【분류】과학-천기(天氣) / 왕실-국왕(國王) / 왕실-경연(經筵) / 정론(政論) / 행정-중앙행정(中央行政)
○副應敎金萬基等上箚, 略曰:
粤在去冬, 妖彗始出, 風雷又警, 天之所以戒告我殿下者, 不啻諄諄也。 殿下畏天之威, 不遑寧處, 深自尅責, 廣詢臣隣, 臣等亦曾入侍, 有以見聖上遇災兢惕之盛心矣。 繼而陰虹干日, 金星晝見, 以至妖彗之不滅, 經歷八十餘日之久, 是何天怒之至此極耶? 無乃殿下所以對越于上者, 有所歉而然耶? 噫! 殿下於遇災之初, 固不容有一毫怠忽之念矣, 而一日二日, 經月閱歲, 風雷妖彗之異, 未能常在乎心目, 幽獨燕閑之中, 不免操存之或間, 則天心之未格, 職由於此矣。 凡人之常情, 創見則驚懼, 習久則恬然, 而旣過之後則忘之矣。 臣等固不敢以凡人常情, 妄有所窺測於聖心。 而然念難持者心也, 易懈者氣也。 苟不能恒加提掇, 無少放倒, 則因循積漸, 自不覺其入於怠忽之域。 伏願殿下, 一念兢惕, 不懈終始, 勿以妖彗之旣消而有少自暇, 常若遇災初, 責聖躬咨群臣之日, 則災異可弭。 休祐可期, 而百度庶績, 惟在擧而措之耳。 若以今日聖躬之有未及點檢者論之, 事務之淹滯, 式至近日而甚焉。 引見時擧行條件, 隨其書入, 卽下於其日之夕, 或下於翌日之早, 例也。 而近日則時有過四五日乃下者, 疏批之不下, 或踰旬望, 甚至踰月。 如是而尙何望聳動群工, 振作偸靡乎? 臣等亦非不知殿下, 每以眼候未寧, 有妨省覽, 而抑有一道焉。 承旨持公事入侍, 旣有其例, 則或連日或間日, 不拘便殿與煖閤, 使之頻頻入侍, 凡干文書及章疏, 一體奏達, 稟旨裁斷, 則旣不妨於調攝, 而亦可無事務淹滯之患矣。 殿下於去年冬, 開筵於久停之後, 凡在聽聞, 莫不歡欣, 庶見講殿之日闢, 而奈何二三開筵之後, 旋卽還停, 今已三朔矣? 節〔屆〕 隆寒, 例停視事。 時因違豫, 或難親講, 而抑亦有近日已行之規, 令筵臣進讀, 而俯賜問難, 揚確文義, 初無所難行者, 而亦未免一倂停廢, 此臣等之尤切慨然者也。 況今冱陰已盡, 春陽載煦, 屬履端之節而覽交泰之義。 則伏想殿下, 其亦有思於此乎。 典聖學茂對時, 廣接見之路, 畢群下之情, 乃所以應地天之象而體《大易》之訓者也。
答曰: "防微戒忽之意, 縷縷懃懇, 予深嘉歎。 可不留心體念焉?
- 【태백산사고본】 12책 12권 29장 B면【국편영인본】 37책 424면
- 【분류】과학-천기(天氣) / 왕실-국왕(國王) / 왕실-경연(經筵) / 정론(政論) / 행정-중앙행정(中央行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