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합에 나가 승지와 옥당의 공사를 듣다
상이 양심합에 나아가 승지에게 공사를 가지고 입시하게 하고 옥당 역시 입시하게 하였다. 도승지 박세모(朴世模) 등이 각기 해당 공사를 가지고 겨우 진품하는데, 갑작스레 한바탕 소나기가 내리고 광풍이 뒤따라 불며 우레와 번개가 일어나니 세모가 아뢰기를,
"이 우레 소리가 매우 놀랍습니다."
하니, 상이 이르기를,
"성좌의 이변이 나타나고 우레와 번개가 또 일어나니 매우두렵다."
하였다. 여러 신하가 각기 근심하고 두려워하는 뜻을 진달하였다. 교리 장선징이 아뢰기를,
"신이 들으니 어제 우상 허적이 김원량(金元亮)은 역모가 분명하니 신원의 은전을 환수하라고 하였는데 신이 선신(先臣)에게 들은 것을 아뢰겠습니다."
하고, 인하여 아뢰기를,
"반정(反正)을 처음 논의할 때 연평 부원군(延平府院君) 이귀(李貴)가 그의 아들 이시백(李時白)으로 하여금 김원량을 찾아가 문의하여 그 계책을 결정하게 하였는데 서교(西郊)에서 거의(擧義)하던 날은 원량이 참여하지 않았으니 그 의도는 다만 모의에만 함께 참여하고 훈적(勳籍)에는 참록하고 싶지 않았던 것입니다. 책훈(策勳)할 때는 서교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3등에 둔 것인데 대체로 원량은 본래 훈록에 참여하려는 뜻이 없었으므로 소를 올려 사양했던 것입니다. 선신이 평소에 매번 이르기를, 원량이 어리석어서 죽음을 초래하게 되었으나 역모에 가담하였다고 한다면 진실로 원통한 일이라고 하였습니다. 당초에 이미 대신과 논의하여 신원하였는데 지금 또 대신의 말로 인하여 환수한다면 비단 그가 원통함을 품을 뿐만 아니라 사건이 중대하니 가벼이 하여서는 안 됩니다."
하니, 상이 이르기를,
"원평(原平)도 역시 일찍이 원통하다고 하였다."
하였다. 선징이 아뢰기를,
"원량이 옥중에 있으면서 옷깃을 찢어 손가락에 피를 내어 소를 써서 ‘이미 역신을 구호한 죄가 있으니 죽음은 진실로 달게 받겠으나 다만 신의 심정을 아는 이는 바로 최명길(崔鳴吉)·장유(張維)·이시백(李時白)·이서(李曙) 네 사람이니, 만일 이 네 사람에게 묻는다면 알 수 있을 것입니다.’고 하였다 합니다."
하니, 상이 선징이 아뢴 설화(說話)를 기록하여 원임 대신에게 수의(收議)하라고 하였다. 파할 무렵에 상이 승지 김수흥(金壽興)에게 이르기를,
"수원 부사(水原府使) 이수창(李壽昌)이 기다리고 있는가? 불러 들이게 하라."
하였다. 상이 이수창에게 이르기를,
"수원은 물산도 많고 땅이 크며 군졸이 1만여 명에 가까운데 연달아 흉년을 만나 연습할 겨를이 없으니 지금 문신을 보내지 않고 경을 보내는 것은 밭갈이는 농부에게 물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경은 생각한 바가 있는가."
하니, 수창이 아뢰기를,
"신이 본부의 일은 아직 부임하지 않아서 아뢸 만한 것이 없으나 신이 일찍이 경상 병사로 있으면서 본도의 속오군에게 급보(給保)하는 규정이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금년 봄에 감사 이상진(李尙眞)의 계문으로 인하여 궐액(闕額)을 보충하지 말라는 명이 있었습니다. 우리 나라의 군정이 옛 제도가 아니어서 한 부대 중에 화병(火兵)은 단지 한 사람뿐이어서 군대가 일어나 먼 곳으로 행군하게 되면 형세가 그 장비를 운반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니 다른 도(道)는 비록 일시에 변통할 수 없다 하더라도 본도는 이미 정하여 준 보인(保人)이 있으니 그 보인을 화병에게 1명을 더 급여하면 편리할 것 같습니다."
하였는데 상이 이르기를,
"해조에 말하라."
하였다. 상이 승지에게 이르기를,
"내일 2품 이상 및 삼사를 명초하여 빈청에 와서 모이게 하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1책 11권 47장 B면【국편영인본】 37책 403면
- 【분류】과학-천기(天氣) / 변란-정변(政變) / 군사-군역(軍役) / 군사-군정(軍政) / 사법-행형(行刑) / 인사-관리(管理)
○上御養心閤, 命承旨持公事入侍, 玉堂亦令入侍。 都承旨朴世模等, 各以該掌公事, 纔進稟, 而忽有一陣雨, 滂沱驟下, 狂風隨至, 雷電交作, 世模曰: "此雷聲, 極可驚也。" 上曰: "星變纔見, 雷電又作, 甚可畏也。" 諸臣各陳憂懼之意。 校理張善瀓曰: "臣聞昨日, 右相許積, 以金元亮逆謀分明, 請還收伸冤之典, 臣請以所聞於先臣者陳之, 仍言, 反正始議之日, 延平府院君 李貴, 使其子時白, 往問于元亮, 以定其計, 而及其西郊擧義之日, 元亮不往, 其意只欲與聞謀議, 而不欲參錄於勳籍也。 策勳之時, 以其不往西郊而置之三等, 蓋元亮本無參勳之意, 故陳疏以辭矣。 先臣平日, 每謂元亮愚妄, 有取死之道, 而至謂之與知逆謀, 則實是至冤極痛云。 初旣議于大臣而伸雪, 今又因大臣言而還收, 則不但渠之抱冤, 事係重大, 不可輕易爲之。" 上曰: "原平亦嘗以爲冤矣。" 善瀓曰: "元亮在獄中, 裂其衣出指血而書疏曰: ‘旣有救護逆臣之罪, 死固甘心, 而但知臣心事者, 乃崔鳴吉、張維、李時白、李曙四人, 若問於此四人, 則可知。’ 云矣。" 上命書善瀓所奏說話, 使收議於原任大臣。 臨罷, 上謂承旨金壽興曰: "水原府使李壽昌留待乎? 使之召入。" 上謂壽昌曰: "水原物衆地大, 軍卒近萬, 而連値凶歲, 不遑練習, 今不送文臣而送卿者, 耕當問奴之義也。 卿有所懷耶?" 壽昌曰: "臣於本府事, 則時未赴任, 無可仰達者, 而臣曾任慶尙兵使, 見本道有束伍給保之規。 而今春因監司李尙眞啓聞, 有有闕勿補之令。 我國軍政非古制, 而至於一隊之中, 火兵只是一人, 軍興遠赴, 則勢難運其資裝。 他道雖不可一時變通, 本道旣有定給保人, 以其保人, 加給火兵一名, 則似便矣。" 上曰: "言于該曹。" 上謂承旨曰: "明日命招二品以上及三司, 使之來會於賓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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