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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종개수실록 8권, 현종 4년 5월 25일 임진 3번째기사 1663년 청 강희(康熙) 2년

궁가에 떼어준 산과 바다를 혁파하라는 대사간 김수흥 등의 상소문

대사간 김수흥(金壽興) 등이 아뢰기를,

"백성들이 날마다 취하여 쓰는 것으로는 산이나 바다의 이로움보다 더 큰 것이 없습니다. 옛날에 서민들과 그 이로움을 함께 하여 천택(川澤)에 들어가지 못하게 하지 않은 것은 모두 백성을 위해서였습니다. 그런데 여러 궁가에게 산과 바다를 떼어 주는 것이 오늘날의 고질적인 폐단입니다. 이른바 떼어준다는 것은 산에 있어서는 시장(柴場)이라고 일컬어 속미(粟米)와 봉포(蜂布)를 마구 거두고, 바다에 있어서는 어장(漁場)이라고 일컬어 도서의 암석까지도 점유하는 등 농락하여 침탈하는 것이 끝이 없습니다. 그리하여 산간에 사는 백성들과 바닷가의 민호(民戶)가 살아갈 수 있는 길이 모두 끊어져 그 폐단이 끝내 사람과 재물이 다 없어져 나라가 나라꼴이 안 되는 데에 이르렀으니, 한때의 쇠잔한 백성들이 그 이로움을 잃어버리는 근심이 될 뿐만이 아닙니다. 혁파하자고 요청한 지가 벌써 해가 지났는데도 감히 그만두지 못하고 있는 것은 참으로 백성의 기쁨과 슬픔, 국가의 이익과 병폐가 모두 여기에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번에 화전(火田)의 조항에 대해 먼저 윤허를 내리셨는데 전하께서 백성들을 구휼하시는 덕을 누군들 흠모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이른바 화전이란 대부분 시장(柴場) 안에 들어 있기 때문에 시장을 혁파하지 않고 단지 화전만 혁파한다면 비록 그것을 혁파했다는 이름은 있겠지만 끝내 그것을 혁파한 실상은 없을 것입니다. 여러 궁가에게 떼어준 시장·어장들에 대해 해조와 각도로 하여금 조사해서 혁파하도록 하소서."

하였다. 김만균(金萬均) 등이 해가 넘도록 의논해 오던 일을 경솔하게 정계(停啓)했다는 것으로 인피하여 체직되었기 때문에 이때에 다시 의논이 일어난 것인데, 상이 윤허하지 않았다.


  • 【태백산사고본】 8책 8권 47장 A면【국편영인본】 37책 317면
  • 【분류】
    왕실-종친(宗親) / 정론-간쟁(諫諍) / 농업-임업(林業) / 농업-개간(開墾) / 수산업(水産業)

○大司諫金壽興等啓曰: "生民之日用所資, 莫大於山海之利。 古之所以芻蕘與共, 川澤無禁者, 皆爲民也。 諸宮家山海折受, 爲今日痼弊。 所謂折受者, 在山則稱以柴場, 而粟米、蜂布, 無不橫斂, 在海則稱以漁場, 而島嶼巖石, 無不占取, 籠絡侵徵, 罔有紀極。 峽氓浦戶, 生理俱絶, 其爲弊, 終必至於人窮財竭, 國不爲國, 不但爲一時殘民失利之憂而已。 今此革罷之請, 已至經年, 而猶不敢止者, 誠以生民休戚, 國家利病, 都係於此也。 向日火田一款, 先賜允許, 殿下恤民之德, 孰不欽仰? 而第所謂火田, 多在於柴場之內, 不罷柴場, 只罷火田, 則雖有罷之之名, 而終無罷之之實矣。 請諸宮家柴場、漁場折受等處, 令該曹、各道, 査出革罷。" 金萬均等, 以經年之論, 率爾停啓, 避遞, 故至是復發, 上不允。


  • 【태백산사고본】 8책 8권 47장 A면【국편영인본】 37책 317면
  • 【분류】
    왕실-종친(宗親) / 정론-간쟁(諫諍) / 농업-임업(林業) / 농업-개간(開墾) / 수산업(水産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