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조가 각처 사찰을 정파하는 일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음을 아뢰다
이조가 아뢰기를,
"지난해 비국이, 경상 감사 홍처후(洪處厚)가 도내(道內) 열읍(列邑)의 사찰을 조사한 결과 여러 궁가(宮家)와 각 아문에 소속되어 있는 것들은 모두 정파(停罷)시키고 본읍에 도로 소속시킴으로써 지지(紙地) 등의 역(役)에 이바지받게 하자는 내용으로 복계(覆啓)하여 윤허를 받은 뒤 행회(行會)한 것이 정녕하였습니다. 그런데 지금 내사(內司)의 공사(公事)를 보건대 상주(尙州) 대승사(大乘寺)와 담양(潭陽) 옥천사(玉泉寺)는 동평위(東平尉)와 흥평위(興平尉)의 원당(願堂)이라는 이유로 잡역을 시키지 못하게 하기도 하고 소원대로 들어주는 것으로 계하(啓下)를 받기까지 하였습니다. 각처의 사찰에 대해 한편으로는 정파시키면서 한편으로는 다시 설치하고 있으니, 나라의 체모로 헤아려 보건대 어찌 이럴 수가 있단 말입니까.
그리고 주인 없는 황무지를 절수(折受)받았다 하더라도 불법으로 점유했다는 원망을 초래하기 십상인데, 하물며 망망 대해의 경우이겠습니까. 더군다나 절수 지역의 본관(本官)이 타량(打量)028) 한 것은 더욱더 근거없으니, 인평위(寅平尉)의 집에 거제(巨濟) 지역의 해양을 절수해 주기로 한 공사도 아울러 시행하지 말게 하소서."
하니, 상이 따랐다.
- 【태백산사고본】 2책 2권 50장 A면【국편영인본】 37책 150면
- 【분류】사상-불교(佛敎) / 농업-전제(田制) / 왕실(王室) / 재정-상공(上供) / 재정-역(役)
- [註 028]타량(打量) : 측량.
○吏曺啓曰: "上年備局, 以慶尙監司洪處厚, 査啓道內列邑寺刹, 屬於諸宮家各衙門者, 竝令停罷, 還屬本邑, 俾供紙地等役事, 已覆啓蒙允, 行會丁寧。 而今見內司公事, 尙州 大乘寺、潭陽 玉泉寺, 以東平尉、興平尉願堂, 或勿侵雜役, 或爲願受, 至於啓下。 各處寺刹, 一邊停罷, 一邊復設, 揆諸國體, 豈有是理? 且無主陳荒折受之地, 尙多冒占招怨之弊, 況茫茫大海, 至於折受, 本官打量, 尤甚無據。 寅平尉家巨濟地海洋折受公事, 竝請勿施。" 上從之。
- 【태백산사고본】 2책 2권 50장 A면【국편영인본】 37책 150면
- 【분류】사상-불교(佛敎) / 농업-전제(田制) / 왕실(王室) / 재정-상공(上供) / 재정-역(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