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의 이하가 궁위가 엄하지 않은 일을 아뢰니 처결하다
집의 이하(李夏)가 아뢰기를,
"접때 대간의 신하가 올린 소 가운데에 궁위(宮闈)가 엄하지 않은 폐단에 대해 언급하였는데, 이것은 상례에 따라 경계의 말씀을 아뢴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종척(宗戚)의 도리로서는 조심하여 자신을 경계하고 공경히 삼가서 자처(自處)하여 그런 일이 있으면 고치고 없으면 더 힘써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복창군(福昌君) 이정(李楨) 등은 감히 상소하여 스스로 변명하되 기세를 올리고 장황하게 써서 버젓이 깔보는 것이 마치 대각(臺閣)과 승부를 겨루는 듯하였으니, 사체로 헤아려 보면 매우 미안합니다. 복창군 정·복선군(福善君) 이남(李柟)·복평군(福平君) 이연(李㮒)을 모두 무겁게 추고하소서."
하였으나, 따르지 않았다. 이튿날 ‘자신의 귀함을 믿고서 기염을 부리고 대각을 깔보는 버릇을 길러 줄 수 없다.’는 등의 말을 보태넣어 논하였는데, 세 번 아뢰어서야 따랐다. 또 아뢰기를,
"신참 급제자를 간택함은 사체가 매우 중하므로 파좌(罷坐)하지 못하게 하라는 전교가 있었으니, 취하거나 버릴 때에 한결같이 공론에 따라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 괴원(槐院)의 자리는 논의가 들쑥날쑥하여 하나로 돌아가지 못하고 사흘 동안 끌다가 마침내 파좌하기에 이르렀으니, 조정의 명령을 업신여기고 사사로운 뜻을 고집하는 버릇을 징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괴원의 행수 장무관(行首掌務官)을 먼저 파직한 뒤에 추고하소서."
하니, 상이 따랐다.
- 【태백산사고본】 19책 19권 33장 B면【국편영인본】 36책 701면
- 【분류】정론-간쟁(諫諍) / 사법-탄핵(彈劾) / 왕실-종친(宗親) / 인사-임면(任免)
○丙寅/執義李夏啓曰: "頃日諫臣疏中, 論及宮闈不嚴之弊, 此不過循常進誡。 其在宗戚之道, 唯當小心飭躬, 恭恪自處, 有則改之, 無則加勉, 而福昌君 禎〔楨〕 等, 乃敢投疏自明, 盛氣張皇, 公肆侵陵, 有若與臺閣角勝者然, 揆以事體,殊甚未安。 請福昌君 楨、福善君 柟、福平君 㮒, 竝從重推考。" 不從。 翌日, 以挾貴使焰, 凌轢臺閣之漸, 有不可長等語, 添入論之, 三啓從之。 又啓曰: "新來揀擇, 事體甚重,勿令罷坐, 旣有傳敎, 則取舍之際, 惟當一循公議。 而今番槐院之坐, 論議參差, 不得歸一, 相持三日, 終至罷坐, 其不有朝令, 膠執私意之習, 不可不懲。 請槐院行首掌務官,先罷後推。" 上從之。
- 【태백산사고본】 19책 19권 33장 B면【국편영인본】 36책 701면
- 【분류】정론-간쟁(諫諍) / 사법-탄핵(彈劾) / 왕실-종친(宗親) / 인사-임면(任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