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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종실록 19권, 현종 12년 1월 11일 계해 1번째기사 1671년 청 강희(康熙) 10년

전라 감사 오시수가 기근의 피해를 치계하다

전라 감사 오시수(吳始壽)가 치계하였다.

"기근의 참혹이 올해보다 더 심한 때가 없었고 남방의 추위도 올 겨울보다 더 심한 때가 없었습니다. 굶주림과 추위가 몸에 절박하므로 서로 모여 도둑질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집에 조금이라도 양식이 있는 자는 곧 겁탈의 우환을 당하고 몸에 베옷 한 벌이라도 걸친 자도 또한 강도의 화를 당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무덤을 파서 관을 뻐개고 고장(藁葬)을 파내어 염의(斂衣)를 훔치기도 합니다. 빌어먹는 무리들은 다 짚을 엮어 배와 등을 가리고 있으니 실오라기 같은 목숨은 남아 있지만 이미 귀신의 형상이 되어 버렸는데, 여기저기 다 그러하므로 참혹하여 차마 볼 수 없습니다. 감영(監營)에 가까운 고을에서 얼어 죽은 수가 무려 1백 90명이나 되고, 갓난아이를 도랑에 버리고 강물에 던지는 일이 없는 곳이 없습니다. 죄가 있는 자는 흉년이라 하여 용서해 주지 않는데 한 번 옥에 들어가면 죄가 크건 작건 잇따라 얼어 죽고 있어서 그 수를 셀 수 없고, 돌림병이 또 치열하여 죽은 자가 이미 6백 70여 인이나 되었습니다."


  • 【태백산사고본】 19책 19권 2장 A면【국편영인본】 36책 685면
  • 【분류】
    구휼(救恤) / 과학-천기(天氣) / 사법-치안(治安) / 사법-재판(裁判) / 호구-호구(戶口)

○癸亥/全羅監司吳始壽馳啓曰: "饑饉之慘, 未有甚於今年, 南土之寒, 亦莫甚於今冬。 飢寒切身, 相聚爲盜。 家有擔石者, 輒遭刦掠之患, 身着一褐者, 亦被鋒刃之禍, 甚至發塚剖棺, 掘出藁葬, 偸取歛衣。 丐乞之徒, 皆以編藁, 掩其腹背, 縷命雖存, 鬼形已具, 在在皆然, 慘不忍見。 近營之邑, 凍死之數, 至於一百九十名之多, 而赤子之棄溝投水, 無處無之。 有罪者, 不以凶年而廢囚, 一入囹圄, 罪無大小, 相繼凍死, 其數無算, 而癘疫又熾, 死者已至六百七十餘人云。"


  • 【태백산사고본】 19책 19권 2장 A면【국편영인본】 36책 685면
  • 【분류】
    구휼(救恤) / 과학-천기(天氣) / 사법-치안(治安) / 사법-재판(裁判) / 호구-호구(戶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