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의정 정치화가 청대하여 표류 중국인과 김수항의 문제를 아뢰다
우의정 정치화가 면대를 청하자, 상이 인견하고 묻기를,
"표류해 온 중국인이 이미 도착하였는가?"
하니, 치화가 아뢰기를,
"이미 홍제원에 도착하였습니다. 그런데 북경으로 들여보낼 것이라고 듣고는 모두 죽어도 가지 않으려고 하며 심지어는 목매어 죽으려고 하는 자도 있습니다. 그 가운데 유독 증승(曾勝)이라고 하는 자만은 조금도 마음의 동요없이 태연자약하게 담소하였습니다. 역관으로 하여금 반복해서 개유하게 하되, 끝까지 가려고 하지 않을 경우에는 이미 전례가 있으니, 그에 의거해서 처리하여야 할 형세입니다."
하자, 상이 이르기를,
"전의 일은 어떠하였는가?"
하니, 대답하기를,
"경진년에 중국인을 쇄송할 때에는 죄인과 마찬가지로 차꼬를 채워서 들여보냈습니다."
하자, 상이 이르기를,
"형세가 장차 그렇게 되겠구나."
하였다. 치화가 아뢰기를,
"표류해 온 사람들이 말하는 사이에 반드시 정성공(鄭成功)의 형세가 성대함을 말하는데, 대개 정성공은 명나라 때부터 귀순하지 않고 섬으로 들어갔다고 합니다. 이들은 필시 그의 관하(管下)이지 영력 군왕(永曆君王)의 관하가 아닌 듯 합니다."
하니, 상이 이르기를,
"이 사람들이 ‘영력 군왕이 뇌주(雷州)에 있으며 3성(省)을 점거하고 있다.’고 하는데, 3성은 천하의 4분의 1이다. 과연 그것을 소유하였다면 천하가 진동할 것이지, 어찌 이처럼 잠잠할 리가 있겠는가."
하였다. 치화가 아뢰기를,
"지난번의 김수항(金壽恒)에 대한 일은 전교하신 내용이 몹시 온당치 않았습니다. 신의 뜻도 영상의 생각과 같았으나 한꺼번에 진달하는 것은 번거로울 듯하기에 입시하기를 기다렸다가 진달하는 것입니다. 김수항은 정세가 불안하여 전례에 따라서 사면해주기를 요청한 것이지, 어찌 다른 뜻이 있었겠습니까. 임금은 말 한 마디도 살피지 않아서는 안 됩니다. 사책에 쓰여져서 후세에 전해지니 스스로 가볍게 해서야 되겠습니까. 경최(慶㝡)의 아룀은 사체에 있어서 당연한 것이고 말에도 잘못이 없습니다. 그런데 성상께서는 어째서 아무 것도 모른다고 하셨습니까? 아마도 성덕에 흠이 있을 듯합니다."
하니, 상이 이르기를,
"내가 어찌 몹시 미워하는 뜻이 있었겠는가. 내가 참으로 몹시 미워하였다면 어찌 사람이 부족하여서 체직하지 않았겠는가. 더 의망하라고 명한 뒤에 외방에 있는 세 사람으로 책임을 때우듯이 의망하였으니, 그 일만 해도 옳지 않은데, 다시 더 의망하라고 명하자 단지 두 사람만 의망하였다. 의망할 사람이 없다고 아뢰면 오히려 가하거니와, 어찌 감히 이와 같이 무엄하단 말인가. 이 때문에 추고한 것은 원래 대단한 일이 아닌데 정원에서는 죄목이 분명치 않다고 하니, 내가 괴이하게 여긴다."
하자, 치화가 아뢰기를,
"신 역시 김수항이 전혀 잘못한 바가 없다는 것이 아닙니다. 성상께서 감히 지위가 높음을 믿고 앙앙불락하여 시끄럽게 군다고 힐책하시니, 다른 사람이 듣더라도 몹시 위축되는데, 더구나 수항의 마음이겠습니까. 《역(易)》에 ‘오래지 않아 회복된다.’고 하였고, 《논어》에 ‘허물을 고치면 사람들이 모두 우러러본다.’고 하였습니다. 성상께서는 유념하소서."
하니, 상이 그렇게 여겼다.
- 【태백산사고본】 14책 14권 22장 A면【국편영인본】 36책 566면
- 【분류】왕실-국왕(國王) / 호구-이동(移動) / 외교-야(野) / 인사-임면(任免)
○右議政鄭致和請對, 上引見問曰: "漂漢〔人〕 已到乎?" 致和對曰: "已到弘濟院。 而聞入送北京, 皆抵死不肯行, 至有欲縊者。 其中獨曾勝者, 少無動念, 言笑自若矣。 當令譯官, 反覆開諭, 而終不肯行, 則已有前事, 勢將依此處之也。" 上曰: "前事何如?" 對曰: "庚辰年刷送漢人時, 一如罪人,着枷入送矣。" 上曰: "勢將如此矣。" 致和曰: "此漂人語間, 必稱鄭成功形勢之盛, 蓋成功自大明時, 亦不歸順, 入於海島云。 此必其管下, 而似非永曆人也。" 上曰: "此人等, 稱: ‘永曆在雷州, 據有三省’ 云, 三省乃天下四分之一。 果能有之, 天下震動, 豈有如是寂然之理乎?" 致和曰: "頃以金壽恒事, 旨敎甚未安。 臣意同領相, 而一時陳箚, 亦涉煩瀆, 故待入侍陳達矣。 壽恒情勢不安, 循例乞免, 則夫豈有他意哉? 人主一言不可不審。 書之史冊, 傳之後世, 其可以自輕乎。 慶最之啓, 事體當然, 措語無失。 而聖明何以云不知東西乎? 恐有欠於聖德也。" 上曰: "予豈有深惡之意? 予苟深惡之, 亦豈爲乏人, 而不遞之乎? 命以加望後, 以在外三人, 塞責擬望, 已是不可, 而復命加望, 則只擬二人。 以無擬望人, 啓之則猶可, 何敢若是其無嚴乎? 以此推考, 元非大叚, 而政院謂之罪目不章, 予甚怪之。" 致和曰: "臣亦非謂壽恒全無所失也。 聖上以敢恃位高, 呶呶怏怏責之, 他人聞之, 亦甚踧踖, 況壽恒之心乎。 《易》曰: ‘不遠而復’, 傳曰: ‘人皆仰之’, 願聖上留念焉。" 上然之。
- 【태백산사고본】 14책 14권 22장 A면【국편영인본】 36책 56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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