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조 참의 조복양이 소를 올려 사직을 청하고, 전라 감사 김시진의 비방에 대해 해명하다
이조 참의 조복양(趙復陽)이 소를 올려 사직을 청하고, 또 아뢰기를,
"전라 감사 김시진(金始振)의 소장 중에 신의 전일 소장 내용을 거론하면서 막된 말로 마구 헐뜯었으니 매우 괴이함을 금할 수 없습니다. 저번에 들으니 시진이 호조 판서 허적(許積)에게 글을 보내 자기가 직접 연분(年分)065) 을 다시 조사하려 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조보(朝報)를 보니 허적이 이것을 진달하여 제도 감사로 하여금 일체 그렇게 하도록 하기를 청하였습니다. 이에 신은 매우 의아스럽게 생각해 지금처럼 백성의 곤궁이 극도에 달한 때를 당하여 어찌 예전에 하지 않던 짓을 해서 거듭 열읍에 폐를 끼치는가라는 말로 그 불가한 뜻을 대략 진술하고 정지하기를 청했던 것입니다. 어찌 순행 나가는 것을 그르다고 했겠습니까. 또 시진을 공격하는 말을 하지 않았는데, 시진은 순행 나가는 것을 해명하면서 소를 올려 공격했다고 마구 꾸짖으며 욕을 합니다. 이른바 ‘남의 말[人之爲言]’이란 네 글자는 주(周)나라 시대의 시에 나온 것으로 참소하는 사람을 지적해서 한 말입니다. 시진이 이 네 글자로 은연 중 공격하고, 또 ‘청의(淸議)’ 두 자로 조롱하는 뜻을 현저히 드러내 보였으니 그 또한 참혹합니다. 신이 한번 어리석은 말을 하였다가 곧바로 이들로부터 욕을 먹어 청명한 조정에 수치를 끼쳤으니 신이 어찌 태연히 있을 수 있겠습니까."
하니, 상이 사직하지 말고 직무를 보라고 답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3책 3권 47장 A면【국편영인본】 36책 283면
- 【분류】인사-임면(任免) / 농업-농작(農作)
- [註 065]연분(年分) : 농사의 풍흉에 따라 등급을 나눔.
○癸卯/吏曹參議趙復陽陳疏乞免, 且曰:
全羅監司金始振辭狀中, 擧臣前日疏語, 加以醜詆, 不勝駭怪。 頃聞始振, 抵書於戶曹判書許積言: ‘將躬自覆審年分之意。 而及見朝報, 則許積以此陳達, 請令諸道監司, 一體爲之。’ 臣心甚爲訝, 以爲當此生民窮極之時, 何可爲前古所無之擧, 重貽列邑之弊, 略及其不可之意, 請令停止。 夫豈以出巡爲非, 而亦無攻斥始振之語, 始振乃以出巡爲解, 謂之陳疏攻斥, 橫加詬罵。 所謂人之爲言四字, 出於周詩, 乃指讒人而言者也。 始振以此四字, 隱然陰斥, 又以淸議二字, 顯示嘲侮之意, 其亦慘矣。 臣一陳瞽言, 乃爲此等人所詆辱, 重爲淸朝之羞, 臣豈晏然而已。
上答以勿辭察職。
- 【태백산사고본】 3책 3권 47장 A면【국편영인본】 36책 283면
- 【분류】인사-임면(任免) / 농업-농작(農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