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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종실록 3권, 현종 1년 10월 7일 기축 2번째기사 1660년 청 순치(順治) 17년

사헌부가 충주 도장의 악행, 전남도 낙안 김치일의 억울한 사정, 전 원주 목사 김경항이 황장목을 몰래 벤 것에 대해 아뢰다

헌부가 아뢰기를,

"신들이 오늘 본부에서 개좌(開坐)했는데 충주(忠州)에 사는 백성 80여 명이 정장(呈狀)하여 억울함을 호소하기를, ‘수년 전 옹주의 집 도장(導掌)이라고 하는 자가 본면의 황무지에 농장을 설치하고 민전(民田)을 침탈하여 차지할 뿐만 아니라 날로 증가시켜 온 면내의 산천을 모두 옹주 집안 소유라고 하면서 꼴베고 물대는 것도 일체 금지하고 조금이라도 자기 뜻대로 되지 않으면 마구 매질을 가하며, 심지어는 강제로 세금을 거두는데 죽어서 장례를 치르는 자에게까지 모두 세금을 내어야만 허락해 준다.’고 하였습니다. 멋대로 악행을 저지르는 폐단이 이루 말할 수 없어 산골의 가난한 백성들로 하여금 살아갈 수가 없도록 하였으니, 해당 도의 감사로 하여금 명백히 조사하여 아뢰게 하소서. 그리고 이른바 도장이란 자는 해당 조(曹)로 하여금 잡아 가두고 치죄하게 하소서.

전남도(全南道) 낙안(樂安)에 사는 상주(喪主) 김치일(金致鎰) 역시 정장하기를 ‘전년 6월에 아비가 도적에게 죽음을 당했는데 상해를 입었으나 죽지 않은 종이 도둑의 얼굴을 보았으므로 형인 김상일(金尙鎰)이 사유를 갖추어 관에 고발하였다. 그러자 군수가 처음에는 적당을 잡아왔다가 청탁을 받고는 일부러 그 옥사를 늦추므로 감사에게 호소하여 추관(推官)을 옮겨 배정해 주도록 청했다. 그랬더니 군수가 자기를 헐뜯는다고 노하여 도리어 우리를 가두어 강제로 무고(誣告)했다는 공초를 받아내고, 또 겸관(兼官)을 사주하여 감사에게 거짓 보고를 한 뒤 갑자기 옥사를 뒤집고 적도를 석방하였다. 이에 또 계문하자 해조가 회이(回移)하면서 원고를 형추하라는 말이 없었는데도 감사가 다섯 차례의 형신을 시행하고, 끝내 곤장을 쳐서 창성(昌城)에 유배했으니 매우 원통하다’고 했습니다. 이 옥사는 이미 살인과 관계되었고 방면한 3인도 의심스러운 단서가 있는 듯합니다. 만약 조금이라도 억울한 점이 있다면 모든 옥사를 분명하고 신중하게 처리하는 성조(聖朝)의 법도가 아닙니다. 그 도의 감사로 하여금 전후의 문안과 소장 중에 고발된 사람들을 동시에 경옥(京獄)에 올려보내게 해 명백하게 심의하여 처결하는 바탕으로 삼으소서.

전 원주 목사(原州牧使) 김경항(金慶恒)은 판상(板商)과 결탁, 황장목(黃腸木)058) 을 몰래 벤 것이 아주 많으니 놀라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경항은 지난 겨울 취리(就理)하여 조사하기로 결정이 났는데, 그 당시 조사관이 눈이 많이 왔다고 핑계대고 끝내 직접 조사하지 않고 범범히 산지기 등에게 공초를 받아 탐관오리로 하여금 형별을 면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이제는 실상이 다 드러났으니 조사관이 사정(私情)을 따라 공도(公道)를 무시한 죄가 매우 무겁습니다. 그 당시의 조사관을 잡아다 심문하여 죄를 정하소서. 도신(道臣)이 조사관의 부실한 보고에만 의거하여 흐리멍덩하게 치계한 것 또한 매우 해괴한 일이니, 먼저 파직시킨 뒤에 추고하소서."

하니, 상이 모두 따랐다.


  • 【태백산사고본】 3책 3권 43장 B면【국편영인본】 36책 281면
  • 【분류】
    정론-간쟁(諫諍) / 사법-법제(法制) / 사법-치안(治安) / 농업-전제(田制) / 농업-임업(林業) / 상업-상인(商人)

  • [註 058]
    황장목(黃腸木) : 관곽(棺槨)을 만드는 데 쓰는 큰 소나무.

○憲府啓: "以臣等今日開坐本府, 忠州居民八十餘名, 呈狀訴冤云, ‘數年前翁主家道掌稱號者, 設庄於本面陳荒處, 不但侵占民田, 日漸增加, 一面山川, 皆稱主家之物, 芻蕘灌漑, 一切呵禁, 少不如意, 鞭扑狼藉, 至於抑勒收稅, 死而葬者, 亦皆捧稅而許之。’ 縱惡作弊, 罔有紀極, 致令峽中殘民, 不能聊生, 請令該道監司, 明査啓聞。 所謂道掌, 令該曹囚禁治罪。 全南道 樂安居喪人金致鎰, 亦呈狀, 前年六月, 其父爲明火賊所殺, 其奴之被刺, 而不死者, 旣見賊人之面目, 故其兄尙鎰, 具由告官。 郡守初則捉致賊倘, 旋因請囑, 故緩其獄, 渠等訴于監司, 移定推官。 則郡守怒其毁己, 反囚渠等, 勒捧誣告之招, 又嗾兼官, 瞞報監司, 猝然反獄, 旋放賊徒。 仍又啓聞, 該曹回移, 亦無元告刑推之語, 而監司旣施五次刑訊, 終杖配於昌城, 冤痛莫甚’ 云。 此獄旣係殺人, 所放三人, 亦似有可疑之端。 若有一毫冤枉, 非聖朝明愼庶獄之道。 請令該道監司, 竝收前後文案, 與狀中現告人, 一時上京獄, 以爲明按處決之地。 前原州牧使金慶恒, 交結板商, 偸斫黃腸, 不啻狼藉, 不勝駭然。 慶恒前冬就理, 事歸査覈, 而其時査官, 托以雪深, 終不親審, 泛然捧招於山直等, 致令汚吏, 得逭刑章。 到今情狀盡露, 則査官之循私蔑公, 厥罪甚重。 請其時査官, 拿問定罪, 道臣只憑査官不實之報, 矇然馳啓, 亦甚可駭。 請先罷後推。" 上竝從之。


  • 【태백산사고본】 3책 3권 43장 B면【국편영인본】 36책 281면
  • 【분류】
    정론-간쟁(諫諍) / 사법-법제(法制) / 사법-치안(治安) / 농업-전제(田制) / 농업-임업(林業) / 상업-상인(商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