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상세검색 문자입력기
현종실록 2권, 현종 1년 3월 7일 임술 1번째기사 1660년 청 순치(順治) 17년

흥정당에 나아가 송준길을 인견하고 서원 청액 상소에 대해 의논하다

상이 흥정당에 나아가 우참찬 송준길을 인견하였는데, 좌승지 오정위, 좌부승지 이은상이 사관과 함께 입시하였다. 정위가, 경상도 청도(淸道) 선비 이광정(李光鼎) 등이 김일손(金馹孫) 등을 위하여 서원 청액(請額)을 한 상소문을 읽으니, 상이 우참찬을 오라고 하였다. 준길이 아뢰기를,

"신이 이조에 있을 때 일손의 자손들이 상언하여 증직을 청하여 왔었는데, 그 일이 자손으로서는 일 체계상 부당한 일이었기 때문에 방계(防啓)를 하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지난번 탑전에서는 감히 그의 증직을 청한 바도 있습니다."

하니, 상이 이르기를,

"김극일(金克一)은 어떠한 인물인가?"

하여, 준길이 아뢰기를,

"그 사람 학문은 비록 김굉필·정여창에 미치지 못하지만 효행이 특이하고, 김대유(金大有)도 기묘 연간의 사람으로 조광조(趙光祖)와 동시대 인물입니다."

하니, 상이 그 소문을 예조에 내렸다. 정위가 또 함릉군(咸陵君) 이해의 치사 걸가소(致仕乞暇疏)를 읽으니, 상이 정위를 시켜 비답을 쓰기를,

"치사를 어떻게 가벼이 허락할 것인가. 사직하지 말고 갔다가 오라."

하고, 말미와 말[馬]을 주라고 명하였다. 준길이 아뢰기를,

"목전에 다급한 걱정이 기근보다 더한 것이 없습니다. 함경·강원 두 도가 이미 그러한데 화재가 더욱 참혹하였습니다. 금년은 흉황이 작년보다는 더한데 진구(賑救)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고 있어 백성들이 많이 실망하고 있습니다. 별도로 어사를 보내 진구해야 하겠습니다. 당 태종(唐太宗)도 초년에 수재·한재가 있었는데, 태종이 무마를 부지런히 했기 때문에 결국 한 말의 쌀값이 3전(錢)에 불과하는 풍년을 이루었던 것입니다. 지금 성상께서도 초년에는 비록 흉황을 면치 못하고 있으나, 만약 무마 정책을 끝까지 쓰신다면 그것이 국가 운명을 영원히 하는 근본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하고, 또 아뢰기를,

"상께서 안질이 완쾌되셨으니 실로 종묘 사직의 막대한 경사입니다. 종묘에 고하고 하례를 올리는 일이 없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하니, 상이 이르기를,

"우연한 병을 가지고 무슨 하례를 받는단 말인가."

하였다. 준길이 아뢰기를,

"지금 승지들이 공문서를 가지고 입시하는 일은 매우 훌륭한 일이어서 바깥 사람들이 듣고는 기뻐 귀를 쫑긋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는 것입니다. 앞으로도 이를 계속하고 중지하지 않는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6방 승지로 하여금 제각기 공문서를 가지고 입시하게 하소서."

하니, 상이 그들을 다 들어오라고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2책 2권 9장 A면【국편영인본】 36책 237면
  • 【분류】
    구휼(救恤) / 왕실-국왕(國王) / 왕실-종사(宗社) / 사상-유학(儒學) / 교육-인문교육(人文敎育) / 인사-임면(任免) / 행정-지방행정(地方行政)

○壬戌/上御興政堂, 引見右參贊宋浚吉、左承旨吳挺緯、左副承旨李殷相, 與史官入侍。 挺緯慶尙道 淸道士人李光鼎等, 爲金馹孫等書院請額疏, 上曰: ‘右參贊來’。 浚吉曰: "臣待罪吏曹時, 馹孫之子孫, 上言請贈職, 而在子孫, 則事體不當, 故防啓, 而頃於榻前, 敢請贈職矣。" 上曰: "金克一何如人?" 浚吉曰: "此人學問, 雖不及金宏弼鄭汝昌, 而孝行表著矣, 金大有亦己卯年間人, 與趙光祖同時矣。" 上下其疏禮曹。 挺緯又讀咸陵君 李澥致仕乞暇疏, 上使挺緯書批曰: "致仕何可輕許。 勿辭往來。" 命給由馬。 浚吉曰: "目前切急之憂, 莫如饑饉。 咸鏡江原兩道旣如此, 而火患尤可驚慘。 今年凶荒, 甚於去年, 而賑救之政, 殆不及焉, 民多缺望。 宜別遣御史賑恤矣。 太宗初年, 亦有水旱之災, 太宗勤於撫摩, 終致斗米三錢之豐。 今聖上初年, 雖不免凶荒, 而若能盡其撫摩之政, 則可爲祈天永命之本矣。" 又曰: "自上眼患平復, 實宗社莫大之慶。 不可無告廟陳賀之擧矣。" 上曰: "偶然所患, 何足受賀也。" 浚吉曰: "今此承旨持公事入侍, 實是盛擧, 外人聞之, 莫不欣聳。 繼此而不輟, 不亦好乎? 宜使六承旨各持公事入侍。" 上使之竝入。


  • 【태백산사고본】 2책 2권 9장 A면【국편영인본】 36책 237면
  • 【분류】
    구휼(救恤) / 왕실-국왕(國王) / 왕실-종사(宗社) / 사상-유학(儒學) / 교육-인문교육(人文敎育) / 인사-임면(任免) / 행정-지방행정(地方行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