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성군 이시방을 불러 대동법의 시행에 대해 이르다
상이 연성군(延城君) 이시방(李時昉)을 불러 보았다. 상이 이르기를,
"호서에 시행하고 있는 대동법(大同法)에 대하여 경의 생각은 어떠한가?"
하자, 대답하기를,
"바닷가에 위치한 고을에서는 모두 편리하게 여기지만 산골에 위치한 고을의 경우는 불편하게 여기는 자가 있다고 합니다."
하니, 상이 이르기를,
"전화(錢貨)를 시행한 지가 이제 10년이 되어가는데 해로움만 있고 보탬이 없다. 경들과 상의하여 혁파하려 한다."
하자, 시방이 아뢰기를,
"전화를 시행하기 어려움에 대해서는 김육도 깨닫고 있습니다."
하니, 상이 이르기를,
"김육의 고집스럽고 막힌 병통은 죽은 뒤에야 그만 둘 터이므로 마음이 흔들릴 리가 결코 없을 것이다."
하자, 시방이 아뢰기를,
"전화 사용하는 법을 1년 동안 혁파하지 않으면 1년 동안의 폐단만 있게 됩니다."
하니, 상이 이르기를,
"애당초 전화를 사용하게 한 것은 오로지 재화의 유통을 위해서였다. 10년 동안 시행하였지만 조금의 효과도 없으니 어찌 혁파하지 않겠는가. 통행(通行)하는 화폐로는 백금(白金)만한 것이 없는데 시골에서조차 사용되지 않으니, 하물며 전문(錢文)에 있어서이겠는가."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7책 17권 15장 A면【국편영인본】 36책 67면
- 【분류】왕실-국왕(國王) / 재정-공물(貢物) / 금융-화폐(貨幣)
○庚午/上召見延城君李時昉。 上曰: "湖西大同之法, 於卿意何如。" 對曰: "沿海則皆以爲便, 而山邑則有不便者云矣。" 上曰: "錢貨之行, 今將十年, 而有害無益。 欲與卿等相議罷之矣。" 時昉曰: "錢貨之難行, 金堉亦覺悟矣。" 上曰: "金堉執滯之病, 死而後已, 必無回惑之理也。" 時昉曰: "用錢之法, 一年不罷, 則有一年之弊矣。" 上曰: "當初用錢, 專爲通貨, 而行之十年, 無分寸之效, 不罷何爲? 通行之貨, 莫如白金, 而亦不能用之於鄕村, 況錢文乎。"
- 【태백산사고본】 17책 17권 15장 A면【국편영인본】 36책 67면
- 【분류】왕실-국왕(國王) / 재정-공물(貢物) / 금융-화폐(貨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