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 이원귀의 옥사를 신속히 판결하지 못하자 해당 감사및 송관을 도배하라 하다
예전에 양천(陽川) 사람 이원귀(李元龜)의 아내 양씨(梁氏)가 원귀에게 소박당하여 이로 인해 물에 빠져 죽자, 양씨의 오빠가 본현에 고소하기를 ‘원귀가 그의 아내를 쳐죽여 시체를 강에 던져 버렸다.’ 하였다. 송관(訟官)이 오래도록 판결을 못하자, 경기 감사 윤순지(尹順之)가 부평 부사 이홍연(李弘淵)과 남양 부사 윤겸(尹㻩)으로 하여금 함께 그 옥사를 조사하도록 하였으나 끝내 그 진상을 캐내지 못하였다. 순지가 그 사실을 조정에 알리니, 서울 감옥으로 잡아 올려 조사하도록 명하고, 이어 하교하기를,
"감사 및 송관이 사사로움을 끼고 오래도록 옥사를 판결하지 않았으므로, 모두 잡아 가두어 엄중 규명하지 않을 수 없다. 형추하는 것이 마땅한지 아니한지를 대신들에게 물어라."
하였는데, 여러 대신들이 모두 아뢰기를,
"송관 등이 중대한 옥사를 느리게 처리하였으니 참으로 죄가 있습니다. 다만, 《예기》에 이르기를 ‘형벌이 대부(大夫)에게는 미치지 않는다.’ 하였으니, 형추를 적용하기까지 한다면 대단히 과중할 성싶습니다."
하니, 하교하기를,
"대신들의 뜻을 마지못해 따라 비록 형추는 집행하지 않더라도 무겁게 벌을 내리지 않을 수 없다. 윤순지·이홍연·윤겸은 모두 도배(徒配)하고, 양천 현감 심광사(沈光泗)와 인천 부사 이석망(李碩望)은 검시관(檢屍官)으로서 상세히 검사하지 못하였으니 역시 도배하도록 하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2책 12권 2장 A면【국편영인본】 35책 659면
- 【분류】사법-재판(裁判) / 사법-탄핵(彈劾) / 윤리(倫理)
○壬寅/初, 陽川人李元龜妻梁氏, 見踈於元龜, 仍赴水死。 梁氏之兄訴于本縣以爲: "元龜撲殺之, 投屍於江。" 訟官久不能決, 京畿監司尹順之, 使冨平府使李弘淵、南陽府使尹㻩, 同按其獄, 而終不得實狀。 順之聞于朝, 命拿致京獄覈之, 仍下敎曰: "監司及訟官挾私, 久不斷獄, 不可不竝拿囚重究。 刑推當否, 問于大臣。" 諸大臣皆以爲: "訟官等緩治重獄, 誠有罪矣。 但《禮》云: ‘刑不上大夫。’ 至於用刑, 極涉過重。" 下敎曰: "勉從大臣之意, 雖不施刑, 不可不從重施罰。 尹順之、李弘淵、尹㻩竝徒配, 陽川縣監沈光泗、仁川府使李碩望以檢屍官, 不能詳檢, 亦令徒配。
- 【태백산사고본】 12책 12권 2장 A면【국편영인본】 35책 659면
- 【분류】사법-재판(裁判) / 사법-탄핵(彈劾) / 윤리(倫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