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매를 치죄하라는 진사 이당규 등의 상소
진사 이당규(李堂揆) 등이 상소하기를,
"신들이 이시매의 상소를 보건대, 벼슬살이를 근신하지 않았다는 책망과 상중에 삼가지 않았다는 비방은 옛 어진 선정(先正)도 이것으로 많이들 무함당하였다 하였습니다. 아, 자기의 누명을 변명하려다가 도리어 어진이를 무함하는 더할 수 없는 죄에 빠졌으니, 이시매도 사람인데 어찌 감히 그럴 수 있습니까. 이시매가 벼슬살이에 근신하지 않은 것은 나라 사람이 함께 알고 상중에 삼가지 않은 것은 말하기에도 입이 더러워지니, 탄핵하는 글이 너무 늦게 나왔다 하겠습니다. 공론이 지극히 엄하고 죄는 용서받기 어려우니, 이시매로서는 허물을 반성하기에 겨를이 없어야 할 것인데, 감히 거짓을 꾸며 상소하여 제 악을 엄폐하려고 옛 어진 선정을 끌어대어 견주기까지 하였습니다. 신들은 옛날 어느 어진 사람에게 과연 벼슬살이를 근신하지 않았다는 책망이 있었으며, 어느 선정에게 또한 상중에 삼가지 않았다는 비방이 있었으며, 무함받은 것은 언제이며, 헐뜯은 것은 어느 사람인지 모르겠습니다. 예전부터 선정을 근거 없이 헐뜯은 흉악한 무리가 어찌 한정이 있겠습니까마는, 이시매처럼 음흉하고도 참혹하게 거짓을 꾸미고 없는 것을 만들어 모욕하고 패악한 짓을 한 자가 없었으니, 이것이 어찌 명교(名敎)에 큰 죄를 지은 사람이 아니겠습니까. 접때 지평 이온(李溫)이 맨 먼저 그 논의를 발의했을 적에, 실상을 두루 거론하여 죄를 성토하고 논평하여 바로잡았어야 할 것인데 말이 명백하지 않았으므로 가벼운 벌을 조금 주고 그 죄악을 힘껏 배척하지 못하여 헐뜯는 욕이 도리어 선현에 미쳤으니, 이시매가 어진이를 무함한 것은 실로 이온이 이끈 것입니다. 이것이 사림이 이온을 매우 통탄스럽게 여기는 까닭입니다. 전 지평 신홍망은 영외(嶺外)의 시골 사람입니다. 경솔히 홀로 아뢰어 체례(體例)를 어겼더라도 체례는 가볍고 존현(尊顯)은 중한 것인데, 간원이 서둘러 공격한 것은 또한 무슨 마음입니까. 세도가 이 지경이 되어 공론이 행해지지 않으니, 전하의 나라가 또한 위태롭습니다. 바라건대, 전하께서는 선정이 무함받은 것을 특별히 생각하고 많은 선비의 지극한 정성을 굽어살피시어 빨리 이시매의 죄를 다스려서 유림의 분노를 씻어 주소서."
하니, 답하기를,
"너희들은 이제부터 마음을 고치고 생각을 바꾸어 학업을 닦기에 힘쓰라."
하였다. 이당규는 고 재상 이성구(李聖求)의 아들인데, 뜻이 같은 자와 무리를 맺고 뜻을 달리하는 자를 공격하는 논의에 앞장섰으므로 붕당의 무리가 따라서 화응(和應)하여 상소까지 하니, 당론의 해독이 심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9책 9권 16장 A면【국편영인본】 35책 572면
- 【분류】정론-정론(政論) / 사법-탄핵(彈劾) / 사상-유학(儒學)
○進士李堂揆等上疏曰:
臣等伏覩李時楳之疏, 有曰: "居官不謹之誚、居喪不謹之謗, 昔賢先正, 亦多以此被誣。" 噫! 欲辨自己之累名, 反陷誣賢之極罪, 時楳亦人耳, 何敢乃爾? 時楳之居官不謹, 國人共知; 居喪不謹, 言亦汚口, 彈章之發, 亦云晩矣。 公議至嚴, 罪在難貰, 爲時楳者, 所當省愆之不暇, 乃敢飾誣陳疏, 欲掩其惡, 至以昔賢先正援以爲譬, 臣等未知昔賢何人, 果有居官不謹之誚; 先正何人, 亦有居喪不謹之謗, 被誣於何時, 醜詆者何人。 自古兇邪之輩, 誣詆先正者何限, 而構虛捏無, 侮辱悖惡, 未有若時楳之陰且慘者, 此豈非名敎中大罪人乎? 頃者持平李溫首發其論, 所當歷擧實狀, 聲罪駁正, 而語不明白, 略施薄罰, 不能痛斥罪惡, 而醜誣之辱, 反及於先賢, 時楳之誣賢, 實李溫導之也。 此, 士林之所以痛惋於李溫者也。 前持平申弘望, 嶺外鄕生也。 率爾獨啓, 縱違體例, 而體例爲輕, 尊賢爲重, 則諫院之汲汲搏擊, 亦何心哉? 世道至此, 公論不行, 殿下之國, 吁亦殆哉! 伏願聖明, 特念先正之受誣, 俯察多士之至懇, 亟治時楳之罪, 以雪儒林之憤。
答曰: "爾等自今改心易慮, 勉修學業。" 堂揆, 故相李聖求之子也。 倡爲黨同伐異之論, 朋附之流, 遂從而和之, 至有陳疏之擧, 黨論之害甚矣。
- 【태백산사고본】 9책 9권 16장 A면【국편영인본】 35책 572면
- 【분류】정론-정론(政論) / 사법-탄핵(彈劾) / 사상-유학(儒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