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상세검색 문자입력기
효종실록8권, 효종 3년 4월 17일 무오 2번째기사 1652년 청 순치(順治) 9년

유계·이시해가 받는 죄의 부당함에 대해 아뢰다

상이 주강에 나아가 《서전》 대고편을 강하였다. 강을 마치고 나서 지경연사 박서(朴遾)가 아뢰기를,

"심리하는 것은 대단히 성대한 은전입니다. 이시만(李時萬)과 같은 죄인도 오히려 관대하게 석방되었는데, 모르겠습니만 유계(兪棨)는 무슨 죄가 있기에 넓게 베풀어 주는 은전을 혼자만 받지 못하는 것입니까. 지난번에 민정중의 상소에 이미 그가 무죄하다는 것을 변론하였으나, 신 역시 생각한 바를 감히 모두 다 진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하니, 상이 이르기를,

"이제 겨우 북쪽 변방에서 내지(內地)로 양이(量移)해 왔는데 어찌 그리 급히 서두르는가."

하였다. 박서가 아뢰기를,

"이시해(李時楷)에게 비록 과격한 잘못이 있더라도 언관이 죄를 받는 것은 진실로 아름다운 일이 아닙니다. 신 역시 사면해 주어야 마땅하다고 여깁니다."

하니, 상이 이르기를,

"깊이 유념하지 않아서야 되겠는가."

하였다. 참찬관 박장원(朴長遠)이 아뢰기를,

"사람들이 아래에서 잘못을 저지르면 하늘이 위에서 반응을 보입니다. 오늘날의 가뭄이 어찌 그 까닭이 없겠습니까. 임금과 신하사이에 성의가 미덥지 못하므로 하늘과 땅이 교감하지 않아 비가 내리지 않는 것입니다. 전하께서는 더욱 힘쓰소서."

하니, 상이 이르기를,

"사실 그렇다. 그러나 임금의 도가 단독으로 이루어지는 이치는 없다. 위 아래가 다 같이 노력해야만 서로가 미덥게 되는 것이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8책 8권 47장 B면【국편영인본】 35책 545면
  • 【분류】
    왕실-경연(經筵) / 사법-행형(行刑) / 과학-천기(天氣)

    ○上御晝講, 講《書傳》 《大誥》。 講訖, 知經筵朴遾曰: "審理, 大霈之典也。 罪如李時萬者, 猶且疏釋, 則未知兪棨有何罪狀, 而獨不蒙曠蕩之恩也。 向者閔鼎重之疏, 已辨其無罪, 而臣亦有懷, 不敢不仰陳。" 上曰: "纔自北塞, 量移內地, 何乃汲汲乎?" 曰: "李時楷雖有過激之失, 言官被罪, 固非美事。 臣亦以爲當赦。" 上曰: "可不體念焉?" 參贊官朴長遠曰: "人事失於下, 天道應於上。 今者旱災豈無其由乎? 君臣之間, 誠意未孚, 故天地不交, 雨澤閟塞。 願殿下益加勉焉。" 上曰: "然矣。 然乾道無獨成之理。 上下交修而後, 可致相孚也。"


    • 【태백산사고본】 8책 8권 47장 B면【국편영인본】 35책 545면
    • 【분류】
      왕실-경연(經筵) / 사법-행형(行刑) / 과학-천기(天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