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에 각도에서 바치는 말을 능원 대군 이보가 중간에서 구매하여 이득을 취하다
정조(正朝)에 각도에서 바치는 말은 혹 본도에서 장만하여 바치기도 하고 서울에 와서 사서 바치기도 하는데, 비싼 값이 아니면 좋은 말을 얻을 수 없으므로 그 값이 본디 비쌌다. 능원 대군(綾原大君) 이보(李俌)가 그 이익을 챙기려고 번번이 세밑이 되면 궁노(宮奴)를 보내어 중도에서 몰래 해리(該吏)를 기다리고 있다가 그 값을 압류하고 제 집의 말을 대신 바치고는 원가(元價) 외에 훨씬 더 많이 거두었다. 이에 대관이 논계하니 본도에 내려 사문하게 하였는데, 본도의 장계가 오자 예조가 더 거둔 값을 거두어 본도에 돌려주기를 청하였으나, 상이 따르지 않았다. 좌부승지 신익전(申翊全)이 아뢰기를,
"방납(防納)하고 지나치게 거두는 것은 지금의 고질적인 폐단입니다. 당초에 대간이 사문하기를 청한 것은 부득이해서 한 것인데, 본도에서 명백히 사문한 뒤에 도리어 버려둔다면 대성인(大聖人)이 차별없이 사랑하는 도리에 흠이 될 듯합니다. 더구나 법령의 시행을 방해하는 것이 번번이 귀근(貴近)이 지키지 않는 데에서 말미암으니, 그만둘 수 없는 것은 명백합니다. 신은 해방(該房)을 맡고 있으므로 감히 아뢰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니, 답하기를,
"각도에서 바치는 것 가운데에는 혹 재상 집에서 바치는 것도 없지 않은데 궁가만이 침책을 받는 것은 고르지 않다."
하였다. 능원 대군이 상차하여 스스로 변명하고 이어서 대죄하니, 상이 대죄하지 말라고 명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50책 50권 13장 A면【국편영인본】 35책 348면
- 【분류】정론-간쟁(諫諍) / 재정-공물(貢物) / 왕실-종친(宗親)
○庚辰/正朝諸道各進馬匹, 或自本道備進, 或至京貿進, 而非厚直不能得善馬, 故其價素厚。 綾原大君 俌欲邀其利, 每至歲末, 輒遣宮奴, 陰伺該吏於中路, 勒留其價, 以自家馬代進, 乃於元價外, 倍數加徵。 臺官論啓, 下本道査問, 及本道狀啓至, 禮曹請收其加徵之價, 還之本道, 上不聽。 左副承旨申翊全啓曰: "防納濫徵, 爲今痼弊。 當初臺諫之請査, 誠出於不獲已, 而及本道明査之後, 乃反置之, 則其於大聖人一視之道, 或似有歉, 而況法令之格閼, 每由於貴近之不遵, 其不容但已也, 明矣。 臣待罪該房, 不敢不達。" 答曰: "諸道所進中, 或不無宰相家所納, 而宮家之獨受侵責, 不均矣。" 綾原大君上箚自辨, 因待罪, 上命勿待罪。
- 【태백산사고본】 50책 50권 13장 A면【국편영인본】 35책 348면
- 【분류】정론-간쟁(諫諍) / 재정-공물(貢物) / 왕실-종친(宗親)