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씨를 폐출·사사한 일로 종묘와 숙녕전에 고하다
이날 강씨를 폐출, 사사한 일로 종묘와 숙녕전(肅寧殿)에 고하였다. 종묘에 고한 글에,
"국가가 불행하여 변고가 대궐 안에서 발생했습니다. 강의 죄가 커서 가릴 수 없이 밝게 드러났습니다. 위호(位號)를 외람되이 칭하였고 위적(褘翟)을 미리 만들었으며, 흉한 물건을 파묻어 악한 짓을 하였고 독을 넣어 역심(逆心)을 드러내 떳떳한 윤리를 어지럽히고 없앴으니 무슨 짓인들 차마 못하겠습니까. 천지 사이에 용납하기 어려우며 귀신과 사람이 함께 분노하였습니다. 죄가 종사에 관련되는데 사사로운 은혜를 어찌 돌아볼 수 있겠습니까. 이에 의리에 따라 처단하고 그 연유를 감히 고합니다."
하였다. 숙녕전(肅寧殿)에 고한 글에,
"난신 적자(亂臣賊子)는 시대마다 간혹 있기는 하지만 궁위(宮闈)의 변이 오늘날 같은 때가 없었습니다. 폐출된 강이 역모를 자행하여 그 악이 가득 찼습니다. 비단 적의(翟衣)를 미리 만들었으니 반란을 일으키려는 마음이 이미 극에 달하였고, 흉한 물건을 파묻고 독을 넣었으니 화가 또 예측할 수 없었습니다. 나라 사람들이 죽여야 된다고 말하니 하늘의 처벌을 회피하기 어려웠습니다. 의리로써 처단하니 계책이 후환을 염려하는 데서 나온 것입니다. 이에 그 연유를 고하니 신께서도 함께 분노할 것입니다."
하였다. 장령 박안제(朴安悌)가 지어 올렸다. 【 흉한 물건을 파묻고 독을 넣을 것을 비망기에는 추측이라고 하교하였는데 제문(祭文)과 교서(敎書)에는 다 곧바로 단정하여 죄안으로 삼으니, 보는 이가 해괴하게 여겼다.】
- 【태백산사고본】 47책 47권 27장 B면【국편영인본】 35책 268면
- 【분류】왕실-비빈(妃嬪) / 왕실-의식(儀式) / 어문학-문학(文學)
○丙寅/是日以姜氏廢出、賜死事, 告宗廟及肅寧殿。 告宗廟文曰:
邦家不幸, 變出宮禁。 姜罪貫盈, 昭不可掩。 僭稱位號, 預造褘翟, 埋凶肆惡, 置毒逞逆, 亂常滅彝, 何所不忍? 覆載難容, 神人共憤。 罪關宗社, 私恩寧顧。 玆斷以義, 厥由敢告。
肅寧殿告文曰:
亂臣賊子, 代或有之, 宮闈之變, 莫如今時。 廢姜肆逆, 貫盈其惡。 預造錦翟, 將心已極。 埋凶置毒, 禍又不測。 國人曰殺, 天誅難逭。 斷之以義, 計出慮患。 玆告厥由, 神所共憤。
掌令朴安悌製進。 【埋凶置毒, 備忘記猶以推度爲敎, 而祭文及敎書皆直斷爲案, 見者駭之。】
- 【태백산사고본】 47책 47권 27장 B면【국편영인본】 35책 268면
- 【분류】왕실-비빈(妃嬪) / 왕실-의식(儀式) / 어문학-문학(文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