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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실록46권, 인조 23년 12월 18일 병신 2번째기사 1645년 청 순치(順治) 2년

관상감 제조 김육이 책력을 만드는 일에 대하여 아뢰다

관상감 제조 김육(金堉)이 아뢰기를,

"황제(黃帝) 이래 옛 책력(冊曆)은 육가(六家) 이후 한 무제(漢武帝) 때에 이르러서 낙하굉(洛下閎)《태초력(太初曆)》을 만들었는데, 동한(東漢) 말기에 이르기까지 무려 세 번이나 고쳐졌고, 위(魏)나라로부터 수(隋)나라에 이르기까지 또 고쳐진 것이 열세 번이며, 당(唐)나라의 책력도 여덟 번이나 고쳐졌습니다. 또 오대(五代)의 책력은 여덟 종류가 있으며, 남북조(南北朝)와 양송(兩宋)은 책력을 열한 번이나 고쳤습니다. 이는 책력이 오래됨에 따라 시각(時刻)의 차가 나서 그러한 것일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소견이 각기 정추(精粗)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책력의 개조가 이처럼 빈번하였던 것입니다.

원나라 초기에 이르러서는 곽수경(郭守敬)·허형(許衡) 등이 역법에 밝아서 시각의 차를 정한 것이 매우 정밀하여, 절기의 영축(盈縮), 지속(遲速), 가감(加減)에 따른 차를 두어서 지원(至元)246) 18년인 신사년을 역원(歷元)으로 삼았는데, 오늘날까지 행용하여 무려 3백 65년이나 되었지만 일식과 월식이 별로 착오가 없으니, 후세의 정교한 책력이라 할 만합니다. 그러나 천체의 운행이 매우 활발함에 따라 쌓인 차가 날로 더 많아져서, 초저녁과 새벽에 나타나는 별자리의 위치가 조금씩 틀립니다. 천체 운행의 수가 이미 다 찼으므로 당연히 책력을 고쳐야 하는데, 서양의 책력이 마침 이러한 시기에 나왔으니 이는 참으로 책력을 고칠 기회입니다. 다만 한흥일(韓興一)이 가지고 온 책은 의논만 늘어 놓고 작성은 하지 않아서 이 책을 지을 수 있는 자라야만 이 책을 제대로 알 수 있지, 그렇지 않고서는 10년을 탐구한다 해도 그 깊은 원리를 알 수 없을 것입니다. 중국이 병자·정축 연간에 이미 역법을 고쳤으니, 내년의 새 책력은 필시 우리 나라의 책력과 크게 다를 것입니다. 새 책력 속에 만약 잘 맞아떨어지는 곳이 있다면 당연히 옛것을 버리고 새것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나 외국에서 책력을 만드는 일은 중국에서 금지하는 일입니다. 비록 사람을 보내어 배움을 청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이번 사행 때에 일관(日官) 한두 사람을 데리고 가서 역관을 시켜 흠천감(欽天監)에 탐문하여 보아서 근년의 책력 만드는 누자(縷子)를 알아내어 그 법을 따져보아 의심나고 어려운 곳을 풀어 온다면 거의 추측하여 알 수 있을 것입니다."

하니, 답하기를,

"금년의 역서를 우선 고찰하여 보는 것이 좋겠다."

하였다. 이때에 서양 사람 탕약망(湯若望)247) 이라는 자가 청나라 흠천감이 되어 인무(印務)를 관장하면서 새 법을 만들어 옛 책력을 고치고 또 성도(星度)의 차수(差數)와 절기의 영축(盈縮)을 논하여 《신력효식(新曆曉式)》이라는 책을 펴내었는데, 한흥일이 북경에서 그 책을 얻어 가지고 왔다. 상이 일관에게 명하여 그 법을 따져 보라고 하였기 때문에 김육이 이렇게 아뢴 것이다.


  • 【태백산사고본】 46책 46권 98장 A면【국편영인본】 35책 254면
  • 【분류】
    과학-역법(曆法) / 외교-야(野) / 외교-구미(歐美) / 역사-고사(故事)

  • [註 246]
    지원(至元) : 원 세조의 연호.
  • [註 247]
    탕약망(湯若望) : 아담샬.

○觀象監提調金堉啓曰: "黃帝以來古曆, 六家之後, 至 武帝時, 洛下閎《太初曆》, 迄于東漢之末, 凡三改曆, 自, 改者十三, 曆八改。 五代諸國, 曆有八家, 南北兩, 改曆十一。 非但曆久而差, 人之所見, 各有精粗, 故改曆如是之頻也。 至於初, 郭守敬許衡等明於曆法, 立差甚密, 有盈縮、遲疾、加減之差, 以至元十八年辛巳爲曆元, 至今行用, 凡三百六十五年, 而日月之蝕, 不甚違錯, 可謂後世之巧曆也。 然天行甚健, 積差日多, 昏曉中星, 少失躔次。 周天之數, 旣滿當變, 而西洋之曆, 適出於此時, 此誠改曆之幾會也。 但韓興一持來之冊, 有議論而無立成, 蓋能作此書者, 然後能知此書, 不然則雖探究十年, 莫知端倪矣。 中國自丙子、丁丑間, 已改曆法, 則明年新曆, 必與我國之曆, 大有所逕庭。 新曆之中, 若有妙合處, 則當舍舊圖新, 而外國作曆, 乃中原之所禁。 雖不可送人請學, 今此使行之時, 帶同日官一二人, 令譯官探問於欽天監, 若得近歲作曆縷子, 推考其法, 解其疑難處而來, 則庶可推測而知之矣。" 答曰: "今年曆書, 爲先察見可也。" 是時, 西洋國人湯若望者, 爲淸國欽天監掌管印務, 作新法改舊曆, 又論星度之差數、節氣之盈縮, 名曰《新曆曉式》, 韓興一北京得其書來。 上命日官, 推究其法, 有是啓。


  • 【태백산사고본】 46책 46권 98장 A면【국편영인본】 35책 254면
  • 【분류】
    과학-역법(曆法) / 외교-야(野) / 외교-구미(歐美) / 역사-고사(故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