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조실록 46권, 인조 23년 9월 9일 정사 1번째기사
1645년 청 순치(順治) 2년
세자빈 장씨가 사저에서 분만하다
세자빈 장씨(張氏)가 사저(私邸)에서 분만하였다. 이때 이미 동궁의 요속(僚屬)을 두었으나, 책례를 행하지 못했기 때문에 벼슬을 제수받고 숙배 사은하는 날 한 차례 사저에 문안만 드리도록 했을 뿐이었는데, 식견 있는 이들이 사저는 문안하는 곳이 아니라 하여 오히려 이를 비난하였다. 그런데 이때에 이르러 강관(講官)들이 서로 좇아 산실(産室)에 가서 문안을 하므로, 이조 판서 이식이 많은 사람이 모인 데서 큰 소리로 말하기를,
"국가가 동궁의 요속을 두는 것은 장차 세자를 시강(侍講)하여 예(禮)로써 세자를 돕고 인도하기 위해서인데 첩부(妾婦)의 도리를 먼저 행하였으니, 또한 매우 부끄러운 일이 아니겠는가."
하니, 듣는 이들이 그 말을 바르게 여겼다.
- 【태백산사고본】 46책 46권 69장 A면【국편영인본】 35책 239면
- 【분류】왕실-종친(宗親) / 왕실-의식(儀式)
○丁巳/世子嬪張氏解娩於私邸。 時已置東宮僚屬, 而以冊禮未行, 只令肅謝, 除拜之日一爲問安於私邸而已, 識者謂其私邸非問安之地, 猶以爲譏。 至是, 講官等相率而問安於産室, 吏曹判書李植大言於廣衆曰: "國家置東宮僚屬, 將以侍講儲君, 輔導以禮, 而乃先行妾婦之道, 不亦可恥之甚者乎?" 聞者韙其言。
- 【태백산사고본】 46책 46권 69장 A면【국편영인본】 35책 239면
- 【분류】왕실-종친(宗親) / 왕실-의식(儀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