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나라의 한이 죽어 염습에 쓸 물자를 요구하다
문학(文學) 이진(李𥘼)이 심양에서 치계하기를,
"청(淸)의 한(汗)이 이달 9일 밤에 갑자기 서거하였습니다. 구왕(九王)이 장자 호구왕(虎口王)을 폐하고 그의 셋째 아들을 세웠는데 나이가 겨우 6세로서 많은 사람이 매우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고, 또 염습에 쓸 물자들을 요구하는 일을 말하였다. 비국이 아뢰기를,
"청국이 지지(紙地)·괴화(槐花)·단목(丹木) 등 물자를 무역하기 위해 은 2천 5백 냥을 내주었는데, 관소(館所)049) 에서 청하기를 ‘우선 관향사(管餉使)가 저축해 둔 지지 2만 권(卷), 단목 2천 근, 괴화 2백 근을 이달 3일까지 봉황성(鳳凰城)으로 들여보내 달라.’고 하였습니다. 이제 평안 감사 구봉서(具鳳瑞)의 장계를 보니 ‘본도가 가까스로 수합한 것이 박지(薄紙)는 겨우 2천 5백 권, 괴화는 30여 근이고 단목은 본디 저축한 것이 없다.’고 하였으니, 해조로 하여금 시급히 조치하여 보내게 하소서.
그리고 정명수(鄭命壽)가 용장(龍將)의 뜻으로 전언(傳言)하기를 ‘이번에 은을 보내 무역하는 것 이외에 지지 수만 권과 단목 수천 근을 별도로 준비하여 보내주면 그 값은 여기에서 계산하여 지급하겠다.’고 했습니다. 황제의 초상에 예의상 마땅히 부의가 있어야 하는데 더구나 저쪽에서 먼저 요구하였으니, 더욱 따라주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해조로 하여금 그 수효대로 준비하여 기다리게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하니, 그대로 따랐다.
- 【태백산사고본】 44책 44권 29장 A면【국편영인본】 35책 161면
- 【분류】외교-야(野) / 무역(貿易)
- [註 049]관소(館所) : 세자의 관소.
○文學李𥘼在瀋陽馳啓曰: "淸汗於本月初九日夜暴逝。 九王廢長子虎口王, 而立其第三子, 年甫六歲, 群情頗不悅云。" 且言完斂諸具需索之事。 備局啓曰: "淸國爲貿易紙地、槐花、丹木等物, 出給銀二千五百兩, 而館所請先以管餉使所儲紙地二萬卷、丹木二千斤、槐花二百斤, 趁今月初三日, 入送于鳳凰城云。 今見平安監司具鳳瑞狀啓, 則本道拮据收合者, 薄紙僅二千五百卷、槐花三十餘斤, 丹木則元無所儲云, 宜令該曹, 趁急措送。 且鄭命壽以龍將之意, 傳言曰: ‘今此送銀貿易之外, 紙地數萬卷、丹木數千斤, 別樣措備輸納, 則厥價當自此計給。’ 云。 皇帝之喪, 禮當有賻儀, 而況彼先自求請, 尤不可不副。 令該曹, 准數措備以待之爲當。" 從之。
- 【태백산사고본】 44책 44권 29장 A면【국편영인본】 35책 161면
- 【분류】외교-야(野) / 무역(貿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