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나라 사신을 접견하다
상이 만월개(滿月介)를 와내(臥內)에서 접견하였다. 상이 말하기를,
"이렇게 큰 병을 얻어 침구(鍼灸)도 효험이 없이 이 지경에 이르렀소."
하니, 만장이 침구를 맞은 곳을 보고 황제에게 돌아가 고할 수 있게 해 주기를 청하였다. 상이 만장에게 앞으로 오게 한 다음 내 보이니, 만장이 말하기를,
"병세가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어찌 허언(虛言)이겠습니까. 오래 앉아 계시면 옥체를 상할까 염려스럽습니다."
하였다. 상이 말하기를,
"대인이 이번에 뜻밖에 나와 주어서 잠시나마 대화하고자 하였소. 정축년에 대인이 우리 아들들을 돌봐 주어서 잘 보전될 수 있었소. 아들들이 대인의 덕을 매우 감사하고 있으니, 과인이 어찌 잊을 수 있겠소. 심양에 있는 아들들도 오늘까지 두터운 보살핌을 받고 있으니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모르겠소."
하니, 만장이 말하기를,
"세자와 대군은 황제께서 나를 시켜 보호하게 하고 계시니, 이것은 황제의 은혜입니다. 내가 무슨 공덕이 있겠습니까."
하고, 이어 물러가겠다고 청하였는데, 상이 재삼 만류하였다. 다례(茶禮)를 마친 뒤에 환도(環刀)와 표피(豹皮) 등의 물건을 주었다.
- 【태백산사고본】 39책 39권 17장 B면【국편영인본】 35책 72면
- 【분류】외교-야(野) / 왕실-국왕(國王)
○上接見滿月介於臥內。 上曰: "得此大病, 鍼灸無效, 彌留至此矣。" 滿將請就審鍼灸之處, 歸告于帝前。 上請滿將至前而出示之, 滿將曰: "病勢至此, 豈是虛言? 久坐恐傷玉體。" 上曰: "大人此行, 出於意外, 欲暫時對話耳。 丁丑年大人看護諸子, 得以保全。 諸子極言大人之德, 寡人何敢忘也? 在瀋諸子亦蒙厚眷, 至于今日, 無以爲報。" 滿將曰: "世子、大君則帝使俺保護, 此是帝恩。 俺何力之有?" 仍請辭退, 上勸留者再三。 撤茶後, 贈以環刀、豹皮等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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