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가 절의를 위해 죽은 사람들의 정표에 대해 계하다
예조가 조사해 낸 난리 때에 절의를 위해 죽은 사람들을 의정부가 계사를 붙여 입계하니, 상이 정원에 묻기를,
"절의를 위해 죽은 것은 다름이 없는데, 정표(旌表)가 같지 아니한 것은 무슨 까닭인가?"
하자, 정원이 아뢰기를,
"원본을 가지고 유별로 나누어 자세히 고찰하였더니, 스스로 목매어 죽고 목찔러 죽고 불 속에 뛰어들어 죽고 바위에서 떨어져 죽고 물에 몸을 던져 죽는 등 그 죽음은 매한가지인데, 어떤 사람은 정표하는 가운데 들어 있고 어떤 사람은 복호(復戶)·증직하는 반열에 들어 있었습니다. 사건의 본말을 자세히 구명하라는 것은 실로 성상의 신중하신 뜻에서 나온 것입니다. 해조로 하여금 다시 자세히 살펴서 아뢰게 하소서."
하니, 아뢴 대로 하라고 답하였다. 예조가 아뢰기를,
"신들이 한성부의 보고 및 각도의 장계를 가져다 상고해 보니 그 수효가 매우 많았으나, 모두 직접 보지는 못하고 전해 들은 데에서 나왔습니다. 그러므로 진위가 서로 뒤섞이어 허실을 분변하기 어려웠습니다. 신이 일찍이 각인의 행적을 나열해 적어 대신에게 나아가 의논하였는데, 그 가운데 사대부와 거가 대족(巨家大族)의 부녀, 이서(吏胥)·군병 등이 위급함을 당하여 생명을 버려서 사람의 이목에 드러나 있는 이는 모두 정표(旌表)의 반열에 두었고, 그 다음은 증직에 기록하였으며, 비록 이름이 문보(文報)에 들어 있으나 애매하여 알려진 바가 없는 사람은 복호(復戶)하는 데 기록하였습니다. 지금 사실을 확인할 길이 없으니, 잠시 후일의 공론을 기다려 처리하소서."
하니, 답하기를,
"이와 같이 하면 혹 여기저기 주선한 자는 참여되고 가만히 있는 자는 참여되지 못하는 폐단이 있게 될 것이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38책 38권 35장 B면【국편영인본】 35책 61면
- 【분류】윤리(倫理) / 인사-관리(管理)
○戊戌/禮曹査出亂時死節人等, 議政府粘啓以入, 上問于政院曰: "死節無異, 而旌表不同何也?" 政院啓曰: "就其元本中, 分類詳考, 則自縊、自刎、自焚、投巖、投水、罵賊, 其死則一也, 而或在旌表之中, 或在復戶、贈職之列。 綜覈詳究, 實出於聖上愼重之意, 請令該曹, 更加詳察以啓。" 答曰: "依啓。" 禮曹啓曰: "臣等取考漢城府所報及各道狀啓, 其數甚多, 而皆不能目覩, 擧出於傳聞。 故眞僞相雜, 虛實難辨。 臣曾列書各人行蹟, 就議于大臣, 其中士大夫與巨室婦女、吏胥、軍兵等, 臨急捐生, 在人耳目者, 皆置旌表之列, 其次則錄於贈職之中, 雖名在文報, 而昧昧無聞者, 置諸復戶之中矣。 今無覈實之路, 姑待後日公論, 以爲處置之地。" 答曰: "如是則或不無奔走者得預, 退在者不參之弊矣。"
- 【태백산사고본】 38책 38권 35장 B면【국편영인본】 35책 6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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