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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실록38권, 인조 17년 5월 27일 계미 1번째기사 1639년 명 숭정(崇禎) 12년

대신과 비국 당상을 인견하여 청나라 사신의 행차에 대해 의논하다

상이 대신 및 비국 당상을 인견하고 묻기를,

"청나라사신의 행차가 머지 않아 당도한다는 말을 듣고는 몹시 놀랐다. 경들의 뜻은 어떠하며 또한 장차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하자, 영의정 최명길이 아뢰기를,

"청나라는 군사를 출동할 때 반드시 속임수를 쓰는데, 사신을 보냄에 이르러서도 뜻밖에 나오니, 이는 알 수 없는 것입니다."

하니, 상이 이르기를,

"청나라가 패전을 당했다고 하는데, 칙서(勅書) 안에는 함락시킨 주읍(州邑)을 늘어 써서 뽐내는 소지로 삼고 있다. 이때 사신을 보내면 반드시 기뻐하는 뜻이 있을 것이니 지금이 실로 기회이다."

하자, 최명길이 아뢰기를,

"저들의 칙서를 보건대, 하례를 받을 뜻이 있는 듯합니다."

하니, 상이 이르기를,

"사은(謝恩)을 인하여 하례하는 뜻을 붙이는 것이 편할 듯하다."

하자, 이덕형(李德泂)이 아뢰기를,

"‘하(賀)’자는 극히 부당합니다. 만일 중국에서 이를 들으면 어떻게 여기겠습니까."

하니, 상이 이르기를,

"중국에서 듣게 해서는 안 될 뿐만 아니라, 우리 나라에 있어서도 차마 듣지 못하는 바이다."

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근래에 비가 얼마나 내렸는가?"

하자, 최명길이 아뢰기를,

"친히 기우제를 지내신 뒤에 내린 비가 자못 흡족합니다. 옛날에 보답으로 제사지내는 예전(禮典)이 있었으니 지금도 행해야 합니다."

하니, 상이 이르기를,

"기도하여 비가 내렸다면 신에게 치성드릴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 어떻게 그것이 이와 같은지 알아서 보답하는 제사를 지내겠는가."

하자, 이덕형이 아뢰기를,

"몸소 기우제를 지내고 또 중신을 보내어 위아래에 기도하였으므로 비가 연달아 내렸습니다. 예전에 실려 있는 바가 우연이 아닌 듯합니다. 신의 의견도 보답하는 제사를 지내야 한다고 여깁니다."

하니, 상이 이르기를,

"해조로 하여금 다시 헤아려 처리하게 하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38책 38권 33장 A면【국편영인본】 35책 60면
  • 【분류】
    외교-야(野) / 과학-천기(天氣) / 사상-토속신앙(土俗信仰)

    ○癸未/上引見大臣及備局堂上, 問之曰: "使之行, 不日當到, 聞來可駭。 未知卿等之意如何, 而亦將何以待之?" 領議政崔鳴吉曰: "彼國行師, 必用詐謀, 而至於遣使, 亦出不意, 此不可知者也。" 上曰: "彼國見敗云, 而於勑書中, 列書攻陷州邑, 以爲誇耀之地。 此時若送使, 則必有喜意, 此實機會也。" 鳴吉曰: "觀彼勑書, 似有受賀之意矣。" 上曰: "因謝而寓賀似便矣。" 李德泂曰: "賀字極不當。 若使中國聞之, 則以爲如何?" 上曰: "非徒不可使聞於中國也, 在我國, 亦所不忍聞也。" 上曰: "近來雨澤何如?" 鳴吉曰: "親祭以後, 雨澤頗洽。 古有報祀之典, 今亦宜行。" 上曰: "若以祈禱得雨, 則或可賽神。 今何以眞知其如此而爲報祀耶?" 李德泂曰: "旣行親祭, 又遣重臣, 禱于上下, 故連降雨澤。 禮典所載, 似非偶然。 臣意亦以爲, 報祀可行也。" 上曰: "令該曹, 更加量處。"


    • 【태백산사고본】 38책 38권 33장 A면【국편영인본】 35책 60면
    • 【분류】
      외교-야(野) / 과학-천기(天氣) / 사상-토속신앙(土俗信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