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가 김류와 윤방을 문외 출송 할 것을 합계하였으나 윤허하지 않다
양사가 합계하기를,
"영의정 도체찰사 김류(金瑬)는 일국의 수상으로서 팔도의 군사를 맡았는데 계획하고 적을 막는 것을 전혀 살피지 않았습니다. 강도(江都)의 중임(重任)을 당초에 신중히 가리지 않고 경솔히 그 아들에게 제수하여 묘사(廟社)와 빈궁(嬪宮)이 한꺼번에 함몰하게 하고, 외로운 성이 포위된 뒤에는 속수무책으로 있다가 여러 번 기회를 잃어 마침내 망극한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런데도 벼슬을 잃을세라 걱정하는 마음을 품고 그대로 장상(將相)의 권세를 잡고서 끝내 자기의 잘못을 논열하지 않으므로 나라 사람의 말이 그치지 않고 뭇사람의 노여움이 불과 같으니, 관작을 삭탈하고 문외로 출송하소서. 영부사(領府事) 윤방(尹昉)은 원로 대신으로서 중대한 종사(宗社)를 부탁 받았는데, 강도가 함몰할 때에 죽음으로 지키지 못하고 방어하는 일을 오로지 김경징 등에게 맡겼고, 성이 함몰한 뒤에도 보호하지 못하여 신위(神位)가 더럽혀지기도 하고 잃게도 되었으며, 또 전하께서 아직 산성에 계신데 그 전에 먼저 적진에가 통정했으니 또한 임금을 잊고 나라를 판 죄를 면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무거운 벌에 처해야 하는데도 다만 그 벼슬을 파면하였다가 문득 은서(恩敍)를 입고 태연히 반열(班列)에 있으므로 여정(輿情)이 일제히 분격하여 갈수록 격렬하니, 관작을 삭탈하고 문외로 출송하소서."
하니, 답하기를,
"나라의 일이 이 지경이 되었으니, 일을 맡은 대신은 그 책임을 면할 수 없다. 그러나 논한 것이 그 실상이 아니니, 사체(事體)가 옳지 않다. 영상이 일찍 인퇴(引退)하지 않은 것은 나라의 일을 위해서이다. 어찌 벼슬을 잃을세라 걱정하는 마음이 있겠는가. 영부사가 친히 적진에 간 것은 종사를 위한 것이다. 어찌 임금을 잊고 나라를 팔 리가 있겠는가. 본정에 벗어난 지나친 말을 상신(相臣)에게 가하지 말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35책 35권 11장 A면【국편영인본】 34책 697면
- 【분류】정론-간쟁(諫諍) / 사법-탄핵(彈劾) / 군사-전쟁(戰爭) / 외교-야(野)
○癸酉/兩司合啓曰:
"領議政都體察使金瑬, 以一國首相,掌八路戎兵, 運籌禦侮,漫不省爲何事。 江都重任, 初不愼擇, 輕授其子, 以致廟社、嬪宮, 一時淪陷, 孤城受圍之後,束手無策, 屢失機會, 終至罔極之地, 而尙懷患失之心, 仍執將相之權, 終不引咎。 國言未已, 衆怒如火, 請削奪官爵,門外黜送。 領府事尹昉, 以元老大臣, 受宗社之重寄, 當江都陷沒之日, 不能以死守之, 備禦之事, 專付於金慶徵等,及其城陷之後, 亦不能保護, 以致神位或有點汚, 或至闕失。 且殿下尙在山城, 而其前先款于賊陣, 則又難免忘君、賣國之罪。 合置重典, 而只罷其職, 遽蒙恩敍, 而晏然在列,輿情齊憤, 愈久愈激。 請削奪官爵, 門外黜送。
答曰: "國事至此, 任事大臣, 難免其責也。 雖然, 所論非其實狀, 則事體不可。 領相之趁不引退, 爲國事也。 豈有患失之心?領府事之親往敵陣, 爲宗社也。 豈有忘君、賣國之理哉? 勿以情外過當之言, 加諸相臣。"
- 【태백산사고본】 35책 35권 11장 A면【국편영인본】 34책 697면
- 【분류】정론-간쟁(諫諍) / 사법-탄핵(彈劾) / 군사-전쟁(戰爭) / 외교-야(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