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의정 최명길의 계사에 따라 호조 판서 이경직을 파면하다
우의정 최명길이 아뢰어 호조 판서 이경직(李景稷)을 파면하였다. 그 계사(啓辭)에,
"이경직이 종각(鍾閣)을 만들려고 한 중을 모집하여 권선문(勸善文)에 인신(印信)을 찍어 주려 하므로, 신이 이것을 매우 옳지 않게 여겨서 말렸는데, 신이 아파서 관아에 나아가지 못한 날에 이경직이 마침내 인신을 찍어 주었습니다. 설사 이 일이 매우 온당하고 신의 말이 그르더라도 사리를 들어 밝혀서 신의 허락을 얻은 뒤에 시행해야 할 것입니다. 더구나 중이 성안에 들어오는 것은 나라에서 크게 금하므로 아뢰지 않으면 구법(舊法)을 쉽사리 바꿀 수 없는데 중이 마을을 마구 다니게 하였으니, 온편하지 않은 일이 많습니다. 또 전에 삼남(三南)에서 소를 모아 경기에 나누어 준 것은 처음부터 호조와 관계가 없는데 서울에서 10리 안에 사는 사람에게 사사로이 나누어 주어 마침내 간 곳이 없는 것도 있으며, 진휼청은 본디 조적(糶糴)하는 규례가 없는데 새 규례를 만들어 제 친구에게 주었습니다. 먼저 파면한 뒤에 추고하소서. "
하였는데, 그대로 따랐다.
- 【태백산사고본】 35책 35권 3장 A면【국편영인본】 34책 693면
- 【분류】구휼(救恤) / 외교-야(野) / 정론-간쟁(諫諍) / 인사-임면(任免) / 사법-탄핵(彈劾) / 행정-중앙행정(中央行政) / 사상-불교(佛敎)
○右議政崔鳴吉, 啓罷戶曹判書李景稷。 其啓辭曰: "景稷意欲造成鐘閣, 募一緇髡, 將印給勸善文。 臣以此爲大不可而止之, 景稷於臣病未赴坐之日, 終乃踏印而給之。 假令此事, 十分穩當, 臣言爲謬妄, 所當擧理陳辨, 得臣許諾然後, 施行可也。 況僧人入城, 國有大禁。 苟不啓稟, 不可輕改舊章, 而乃今緇髡, 橫行村落, 非便之事, 不一而足矣。 且前者募牛三南, 分給畿甸, 初不干於戶曹, 而私給都城十里內居人, 終或有無去處者; 賑恤廳本無糶糴之規, 而創開新例, 以給其親舊。 請先罷後推。" 從之。
- 【태백산사고본】 35책 35권 3장 A면【국편영인본】 34책 693면
- 【분류】구휼(救恤) / 외교-야(野) / 정론-간쟁(諫諍) / 인사-임면(任免) / 사법-탄핵(彈劾) / 행정-중앙행정(中央行政) / 사상-불교(佛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