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가 합계하여 조익·이일상 등의 죄를 청하다
양사가 합계(合啓)하기를,
"군주가 아무리 갑작스럽게 피난하게 되었다고는 하지만 신하된 입장에서는 의리상 말고삐를 잡고 수행했어야 마땅합니다.
이번 호종(扈從)할 때 뒤떨어진 사람을 이조와 병조로 하여금 낱낱이 조사하게 한 뒤, 재상의 반열에 있는 자 및 일찍이 시종(侍從)을 거친 사람으로 집이 하루 거리에 있는 자는 모두 관작을 삭탈하고, 문관·무관·음관(蔭官)으로 현재 직명(職名)을 가지고 있는 자는 파직시켜 서용하지 못하게 하소서. 심지어 행 호군 심지원(沈之源)은 강도의 성이 함락되던 날 상놈의 옷으로 바꾸어 입고 성을 넘어 도망하여 구차스럽게 살기를 탐하였으며, 전 직강 이일상(李一相)은 대가(大駕)를 호종하여 성에 들어갔다가 이튿날 도로 나와 끝내 다시 들어가지 않았으므로 물정이 모두 해괴하게 여기고 있으니, 모두 관작을 삭탈하고 문외 출송(門外黜送)하소서. 전 판서 조익(趙翼)은 종백(宗伯)인 중신(重臣)으로서 종묘의 신주를 모시고 가는 직임에 임명되었는데도 공공연히 뒤에 떨어져 남양(南陽)으로 갔다가 맨 뒤에야 뒤따라 강화에 들어갔으며, 적이 나루에 가까이 왔다는 소문을 듣고는 배를 타고 도망하였으니, 난리를 당하여 나라를 저버린 죄를 다스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 전 정랑 최시우(崔時雨)는 종묘의 신주를 모시고 가는 관원으로서 강도가 함락되었을 때 앞질러 먼저 도망하였습니다. 이 두 사람을 모두 잡아다 국문하여 죄를 정하소서."
하니, 답하기를,
"아뢴 대로 하라. 하루 거리에 집이 있었던 자는 파직만 하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34책 34권 29장 B면【국편영인본】 34책 676면
- 【분류】정론-간쟁(諫諍) / 사법-탄핵(彈劾) / 인사-임면(任免) / 군사-전쟁(戰爭) / 외교-야(野)
○兩司合啓曰: "去邠之擧, 雖出倉卒, 爲人臣子者, 義當執羈靮以從。 今番扈從落後人, 令吏、兵曹一一査覈, 在宰列者及曾經侍從人, 家在一日程者, 請竝削奪官爵, 文、武、蔭時帶職名者, 罷職不敍。 至於行護軍沈之源, 江都城陷之日, 變着常漢之服, 踰城逃走, 苟且偸生; 前直講李一相, 扈駕入城, 翌日還出, 終不更入, 物情莫不駭異。 請竝削奪官爵, 門外黜送。 前判書趙翼, 以宗伯重臣, 差宗廟陪往之任, 公然落後, 迤往南陽, 最後追入江華, 聞敵逼津, 乘船逃去。 臨亂負國之罪, 不可不治。 前正郞崔時遇, 以宗廟陪往之官, 江都被陷之日, 徑先逃去, 請竝拿鞫定罪。" 答曰: "依啓。 家在一日程者, 只罷其職。"
- 【태백산사고본】 34책 34권 29장 B면【국편영인본】 34책 676면
- 【분류】정론-간쟁(諫諍) / 사법-탄핵(彈劾) / 인사-임면(任免) / 군사-전쟁(戰爭) / 외교-야(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