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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실록 33권, 인조 14년 10월 24일 을미 2번째기사 1636년 명 숭정(崇禎) 9년

황 감군이 국경 수비 문제와 어진 신하가 없다는 내용의 회첩을 하다

황 감군이 섬으로 돌아가 회첩(回帖)하였다.

"당초 안주(安州)에 배를 띄워 속히 섬으로 돌아오려고 생각했던 것은 주달하기 편리함 때문이었는데 바람과 조수에 막혀 3일 동안에 겨우 30리밖에 갈 수 없어서 부득이 언덕으로 올라서 육지로 행하여 이틀 밤낮을 포복하여 초2일에 섬에 당도하였소이다. 연도(沿途)의 비좁고 험악함은 복병을 매복하고 기계(奇計)를 베풀 만하며, 더구나 두어 갈래의 긴 강과 천연적인 요새지는 하늘이 현왕(賢王)에게 보장(保障)을 주신 것이오. 이런 시기를 틈타 장수를 선발하고 병졸을 훈련시켜 30리마다 정장(亭障)과 돈대(敦臺)를 하나씩 세우고 병사를 뽑아서 나누어 지키며 화약과 총포, 투구, 갑옷, 기계를 단단하고 날카롭게 제조하면 노적(奴賊)이 감히 동쪽을 향하여 동정을 엿보지 못할 것이오. 대체로 경학(經學)을 연구하는 것은 장차 이용(利用)을 제공하기 위한 것인데 정사를 맡겨도 통달하지 못하면 시 3백 편을 외워도 소용이 없는 것이오. 저는 귀국의 학사·대부가 송독(誦讀)하는 것이 무슨 책이며 경제(經濟)하는 것이 무슨 일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소. 뜻도 모르고 응얼거리고 의관(衣冠)이나 갖추고 영화를 누리고 있으니 국도(國都)를 건설하고 군현(郡縣)을 구획하며 군대를 강하게 만들고 세금을 경리하는 것을 왕의 신하 중 누가 처리할 수 있겠소. 임금은 있으나 신하가 없으니 몹시 탄식스럽소. 왕에게 지우(知遇)를 받았으므로 변변치 못한 견해를 대략 진달하오니, 왕은 살피소서."


  • 【태백산사고본】 33책 33권 30장 A면【국편영인본】 34책 652면
  • 【분류】
    군사-군정(軍政) / 외교-명(明) / 외교-야(野)

黃監軍還島, 回帖曰:

初擬揚帆安州, 亟回島上, 以便齎奏, 乃爲風潮所阻, 三日夜只行三十里, 不得已登岸陸行, 兩晝夜匍匐, 初二日抵島上。 沿途險隘, 正可設伏張奇, 況有數道長江、天塹, 殆天以資賢王保障也。 乘此時而選將練卒, 每三十里, 建一亭障、墩臺, 撥兵分戍, 火藥、砲銃、盔甲、器械, 製造犀利, 賊不敢東向, 而窺左足矣。 夫窮經, 將以致用, 授之以政, 不達, 誦詩三百, 無爲也。 僕不解貴藩學士、大夫, 所誦讀者何書, 所經濟者何事? 徒以佔畢、伊吾, 博靑紫而榮身, 體國經野、强兵治賦, 王之臣誰其辦此? 有君無臣, 堪爲太息。 受王知遇, 略陳腐見, 唯王垂察焉。


  • 【태백산사고본】 33책 33권 30장 A면【국편영인본】 34책 652면
  • 【분류】
    군사-군정(軍政) / 외교-명(明) / 외교-야(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