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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실록30권, 인조 12년 11월 30일 임오 1번째기사 1634년 명 숭정(崇禎) 7년

추신사 나덕헌이 오랑캐의 사정이 좋지 않음을 아뢰다

추신사(秋信使) 나덕헌(羅德憲)이 치계하였다.

"용호(龍胡)065) 가 부하 30여 명을 데리고 신이 머무른 곳에 와서 묻기를 ‘중국의 대장이 섬에 주둔하고 있다고 하는데, 데리고 있는 병력이 몇 천 명이나 되는가?’ 하기에, 신이 답하기를 ‘중국 장수가 어느 정도의 병력을 데리고 있는지는 우리 나라에서 알 바가 아니다. 그리고 중국 장수는 철수하여 돌아가려 한다고 한다.’ 하였습니다. 용호가 말하기를 ‘섬에서 도망쳐 온 한인(漢人)이, 중국 장수가 그 곳에 머물러 있는데 명년 봄에 조선과 함께 군사를 일으켜 우리 나라를 협공하려 한다고 상세히 말하였는데, 어찌하여 속이고 사실대로 말하지 않는가.’ 하기에 신이 답하기를 ‘중국에서 군사를 일으킨다는 것은 우리 나라에서 미리 알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병력을 보내 협공한다는 말은 한인이 속여서 한 말이니, 믿어서는 안된다.’ 하였더니, 용호가 더 이상 말하지 않았습니다.

신이 데리고 있는 종들의 부모 형제도 오랑캐의 소굴에 잡혀가 있는 자들이 매우 많아 그들은 날마다 문밖에 모여 친척들과 함께 서로 바라보며 울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을 시켜 틈을 타 그들의 정황을 몰래 탐문하도록 하였더니, 말하기를 ‘이 적들이 금년 선(宣)·대(大)의 전쟁에서 곤경에 처하여 소도리(所道里) 이하 제장 중 전사한 자가 7∼8명 혹은 수십 명이 된다고 하며, 전사한 군병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고 한다. 그리고 환군한 날에는 어두울 때에 들어와서 성(城) 내외의 몽고(蒙古) 및 한인들이 그 허실을 알지 못하게 했다.’ 하였습니다."


  • 【태백산사고본】 30책 30권 41장 B면【국편영인본】 34책 579면
  • 【분류】
    군사-군정(軍政) / 외교-야(野)

  • [註 065]
    용호(龍胡) : 용골대(龍骨大)를 가리킴.

○壬午/秋信使羅德憲馳啓曰: "龍胡率從三十餘人, 來見臣所館處曰: ‘天朝大將留駐島中云, 所帶兵幾千耶?’ 臣答曰: ‘將所帶兵丁多寡, 非我國所知, 而將欲撤還云矣。’ 龍胡曰: ‘自島中逃還漢人, 詳言其將留在, 而明春, 天朝與朝鮮發兵, 挾攻我國云, 何其諱而不言也?’ 臣答曰: ‘天朝發兵, 非我國所可預知。 至於助兵挾攻之說, 漢人之詭言也, 不可以此取信’ 云, 則龍胡更無所言。 臣所帶僕夫中, 其父母兄弟, 拘在穴者, 不知其什百, 日聚會門外, 與其親屬相望悲泣。 仍令伺其間隙, 而密問情形, 則有曰: ‘此賊, 今年困於之役, 所道里以下諸將戰亡者, 或云七八、或云數十人, 軍兵死者不可勝紀。 還軍之日, 乘昏而入, 使城內外蒙古漢人等, 不得知其虛實。’ 云矣。"


  • 【태백산사고본】 30책 30권 41장 B면【국편영인본】 34책 579면
  • 【분류】
    군사-군정(軍政) / 외교-야(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