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나라 사신이 횡포를 부리니 통역을 맡아 이를 부추긴 정명수를 추고케 하다
황해 감사 오숙이 치계하기를,
"이번에 호차(胡差)가 지나갈 적에 침범하여 욕보이고 약탈한 소행은 근래에 들어 이렇게 심한 적이 없었습니다. 호행(護行) 선전관이 누구인지도 몰라도 그들이 탐욕을 부리게 종용하여 가는 곳마다 폐를 끼쳤습니다. 호역(胡譯)인 정명수(鄭命守)[鄭命壽]는 은산현(殷山縣)의 하인인데, 평산 현감(平山縣監) 홍집(洪)이 일찍이 은산 현감으로 있을 때에 정명수에게 곤장을 쳐 벌을 준 혐의가 있었기 때문에 관아에 갑작스레 뛰어들어 그에게 심한 모욕을 자행하였으니 매우 가증스러운 일입니다. 조정으로 하여금 처리하게 하소서."
하였다. 비국이 회계하기를,
"용골대가 소란을 일으킨 정상은 정묘 호란 이후로 거의 없었던 일입니다. 호행 선전관으로서는 금지시키기 어려울 듯합니다마는, 그들을 부추겨 가며 탐욕을 부리게 놓아 두었으니 그에게 호행을 맡겨 보낸 뜻이 전혀 없습니다. 그를 엄하게 추고하소서. 앞으로는 사리에 밝은 호역 1명을 선전관의 일행과 함께 보내어 그로 하여금 엄중하게 금지시키게 하소서. 그리고 정명수에 대해서는 그가 비록 우리 나라 사람이긴 하지만 지금 용골대가 거느리고 왔으니 그 역시 박중남(朴仲男)과 같은 유입니다. 아무리 벌을 주고 싶어도 형세상 줄 수 없으니 이와 같은 뜻으로 회이(回移)하는 것이 온당하겠습니다."
하니, 상이 따랐다.
- 【태백산사고본】 28책 28권 50장 A면【국편영인본】 34책 535면
- 【분류】사법-탄핵(彈劾) / 군사-군정(軍政) / 외교-야(野)
○辛巳/黃海監司吳䎘馳啓曰: "今番胡差之過去, 侵辱掠奪, 近來所無。 護行宣傳官, 未知何人, 而縱臾徵索, 到處作弊。 胡譯鄭命守, 乃殷山縣下人, 而平山縣監洪 , 曾爲殷山時, 有杖罰之嫌, 故突入衙舍, 恣行困辱, 事甚可惡。 請令朝廷處置。" 備局回啓曰: "龍胡作挐之狀, 殆丁卯以後所無之事也。 護行宣傳官, 似難呵禁, 而任其縱臾徵索, 全無委遣護行之意, 請從重推考。 今後, 宜遣解事胡譯一人於宣傳官之行, 使之禁斷。 至於鄭命守, 雖是我人, 而今者龍胡帶率而來, 則亦仲男之類也。 雖欲科罪, 而勢不可得, 以此意回移宜當。" 上從之。
- 【태백산사고본】 28책 28권 50장 A면【국편영인본】 34책 535면
- 【분류】사법-탄핵(彈劾) / 군사-군정(軍政) / 외교-야(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