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 판관 김덕승이 조운의 폐단에 대해 아뢰다
해운 판관(海運判官) 김덕승(金德承)이 조운(漕運)의 폐단에 대하여 아뢰기를,
"전주(全州) 등 5개 고을에서 직납(直納)을 원치 않는 것은 부득이하여 그런 것입니다. 옛날 삼창(三倉)의 조졸(漕卒)들은 배 한 척마다 좌번·우번을 각각 두었는데 각 번마다 소속 조졸이 70호였으므로 조운을 두 차례 하는 일이 있더라도 한 번이 처음 조운을 맡고 또 다른 한 번이 두 번째 조운을 맡았기 때문에 한 집에서 조운을 두 번 맡는 폐단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새 군적(軍籍)이 작성된 후로는 단 하나의 번만 두었고 또 호수도 감축하여 16호로 정하였기 때문에 조졸들이 겨우 첫번째 조운을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또 두 번째 조운에 임하게 되어 생업은 돌아볼 겨를도 없이 긴 세월을 배 위에 있어야 하기 때문에 그들의 호소가 길에 가득하여 매우 딱한 실정입니다. 전주 등 5개 고을 조세를 직납한다면 조운을 두 번씩 하는 일은 없을 터인데 백성들이 직납을 바라지 않는 것은 아마 배가 전복되었을 경우 재차 징수당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전처럼 좌·우번으로 나누어 두어야 조졸은 두 번씩 다니는 괴로움이 없을 것이고 백성들의 소원도 들어주는 일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사선(私船)을 임대해서라도 조운선과 함께 한꺼번에 모아서 올라가면 설사 전복을 당하는 환이 있더라도 재차 징수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20책 20권 6장 A면【국편영인본】 34책 316면
- 【분류】군사-군정(軍政) / 교통-수운(水運)
○海運判官金德承, 陳漕運之弊曰: "全州等五邑, 不願直納, 出於不得已也。 在昔三倉漕卒, 每一船各設左右番, 一番各七十戶, 則雖有再運之事, 一番爲初運, 而一番爲再運, 以此無一戶疊行之弊。 新軍籍之後, 只作一番, 又減其數, 爲十六戶, 則漕卒等, 初運纔回, 又爲再運之行, 長在船上, 不顧産業, 呼訴盈路, 實爲矜惻。 全州等五邑之稅直納, 則可無再運之擧, 而民情之不願直納, 蓋慮臭載, 而有再徵之患。 必如前設立左右番然後, 漕卒無再行之苦, 而民願可從。 雖賃私船, 與漕船一時作綜上去, 則設有致敗之患, 可無再徵之事矣。"
- 【태백산사고본】 20책 20권 6장 A면【국편영인본】 34책 316면
- 【분류】군사-군정(軍政) / 교통-수운(水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