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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실록 19권, 인조 6년 12월 5일 신묘 5번째기사 1628년 명 천계(天啓) 8년

구관소가 호인과의 매매에 대해 아뢰다

구관소(句管所)가 아뢰기를,

"호인(胡人)들이 우리 상인들과 매매를 할 적에 값을 논함이 적절하지 않아 상인들이 팔지 않자, 와서 말하기를 ‘우리들은 문안을 하기 위해서 온 것이니, 명년 봄 의주에서 시장이 개설되기를 기다리겠다.’고 하였습니다. 이는 약정한 일이므로 막을 수 없기에 정월로 기약을 하였습니다."

하니, 답하기를,

"3월로 의논하여 정할 것이지 어찌 정월로 기약하였는가?"

하였다. 또 아뢰기를,

"신들이 유해(劉海)의 병사(病死) 여부를 물으니 사실이라고 하였습니다. 용호(龍胡)가 이어 곡호(曲虎)의 소식을 물었는데, 신들이 ‘그가 왔다는 소식만 들었고 그 뒤의 소식은 듣지 못하였다.’고 대답하였습니다. 신들이 또 ‘지난달 초에 금인(金人)이 모인(毛人)과 같이 섬으로 향해 갔는데 얼마 뒤 모인이 또 금인과 다시 심양으로 갔다고 하던데 아느냐?’고 물으니, 용호가 ‘내가 나오기 전까지는 듣지 못하였다.’고 하였습니다. 용호가 주머니 속에서 작은 종이를 꺼내어 보여주었는데, 먼저 《시경(詩經)》이라고 쓰고 그 곁에 또 몽고 글자로 2자를 썼고, 다음에 《서경(書經)》이라고 쓰고 곁에 몽고 글자로 씌어 있었는데, 한(汗)이 구하는 책이라고 말하였습니다. 신들이 ‘천조(天朝)에는 혹 몽고글로 번역한 책이 있겠으나 우리 나라에야 어찌 몽고 글자로 쓴 《시경》《서경》이 있을 리가 있겠는가.’하였습니다. 용호가 ‘장단(長湍)개성부(開城府)에 두역(痘疫)을 앓는 자가 많기 때문에 멀리 피해서 돌아왔으니, 두역을 앓는 자들을 옮겨 주기 바란다.’고 하였습니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9책 19권 62장 B면【국편영인본】 34책 309면
  • 【분류】
    상업-상인(商人) / 무역(貿易) / 외교-야(野) / 보건(保健)

○句管所啓曰: "胡人等與我市民買賣之時, 論價不平, 市民不得發賣。 胡人來言曰: ‘吾等只爲問安而來, 待明春開市於灣上’ 云。 此是定約之事, 不得搪塞, 以正月爲期矣。" 答曰: "當以季朔議定, 今何以正月爲期乎?" 又啓曰: "臣等問劉海病死與否, 則曰然矣。龍胡仍問曲虎消息, 臣等答以只聞其來, 不聞其後之事矣。 臣等又問曰: ‘前月初, 金人人來, 向島中未久, 毛人又與金人, 還向瀋陽云, 其知之乎?’ 龍胡曰: ‘俺之出來之前, 未得聞知矣。’ 龍胡出囊中小紙以示之, 先書《詩經》, 其傍又以書書二字, 次書《書經》, 傍書字, 仍言汗之所求也。 臣等曰: ‘天朝則或有書翻譯之冊, 我國豈有以書印此《詩》《書》之理乎?’ 龍胡曰: ‘長湍開城府, 多有痘疫, 故遠避而來。 願卽移置痘疫者’ 云矣。"


  • 【태백산사고본】 19책 19권 62장 B면【국편영인본】 34책 309면
  • 【분류】
    상업-상인(商人) / 무역(貿易) / 외교-야(野) / 보건(保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