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답관 박난영 등이 청과 개시하는 문제와 관련한 어려움을 보고하다
오랑캐 땅에서 회답관(回答官) 박난영(朴蘭英)과 이란(李灤)이 치계하였다.
"신들이 의주 부윤(義州府尹) 엄황(嚴愰)과 함께 강을 건너가서 용골대(龍骨大)와 소두리(所頭里) 등 두 장수를 만났습니다. 그랬더니 두 장수가 화난 기색을 띠고 큰 소리로 말하기를 ‘우리들이 이곳에 도착하였는데도 그대 나라에서는 도무지 공궤(供饋)할 뜻이 없어서 비바람에 시달리게 하고 군마(軍馬)를 굶주리게 하고 있다. 그러니 두 나라가 서로 잘 지낸다는 뜻이 어디에 있는가. 또 들으니 이곳에 온 장사꾼들이 30명도 채 못되며 소는 아예 오지도 않았다고 하는데, 무슨 물화를 가지고 교역하려는 것인가? 먼저 수십 명의 차인(差人)을 의주(義州)와 안주(安州) 및 평양(平壤) 등지에 보내어 이러한 곡절을 상세히 말하겠다. 그런데도 감사나 병사가 따르지 않을 경우에는 곧바로 경성(京城)으로 올라갈 것이다. 그리하여 우선 소 몇 백 마리와 3천 군마가 한 달 동안 먹을 만큼의 군량을 얻은 다음에야 굶어 죽을 걱정을 면할 수 있을 것이다.’고 하였습니다.
이에 신들이 말하기를 ‘우리들이 장사꾼을 데리고 와서 시장에서 기다렸는데, 너희들이 오래도록 오지 않았으니, 이는 우리가 날짜를 어긴 것이 아니라 너희들이 날짜를 어긴 것이다. 다시는 우리 측에다 허물을 돌리지 말라.’ 하였습니다. 그러고는 곧장 배에 오르려 하자 용골대가 30여 기를 거느리고 달려왔습니다. 이에 신들도 배에서 내려 회좌(會坐)하여 다시 교역에 관한 일을 논의하였는데, 불손한 말을 많이 하였습니다."
- 【태백산사고본】 18책 18권 34장 B면【국편영인본】 34책 262면
- 【분류】재정(財政) / 무역(貿易) / 외교-야(野)
○甲子/虜中回答官朴蘭英、李灤等馳啓曰: "臣等與義州府尹嚴愰, 過江往見龍骨大、所頭里兩將, 則高聲作色曰: ‘俺等到此, 貴國頓無供饋之意, 暴露風雨, 軍馬飢餓, 兩國相好之意安在? 且聞商賈來者, 不滿三十人, 而牛則不來云, 以何物貨交易乎? 當送數十差人, 先往義州、安州、平壤等地, 說此曲折, 而監、兵使亦不從, 則仍詣京城, 先得牛數百頭、三千軍馬一月糧然後, 庶免餓死之患’ 云。 臣等送言曰: ‘俺等携商賈, 來待市上, 而爾久不來, 是則非吾失期, 爾實背約, 更勿歸咎。’ 卽欲乘船, 龍胡率三十餘騎馳來。 臣等亦下船會坐, 更論交易之事, 多發不遜之言矣。"
- 【태백산사고본】 18책 18권 34장 B면【국편영인본】 34책 262면
- 【분류】재정(財政) / 무역(貿易) / 외교-야(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