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반이 충청 우도와 전라도를 순검하여 수령들의 현부를 논하자 그에 대해 처벌과 시상을 하다
김류가 아뢰기를,
"신의 종사관 김반(金槃)이 충청 우도와 전라도를 순심하여 수령들의 현부(賢否)를 사목(事目)에 따라 염탐해서 신에게 첩보하였는데, 낙안 군수(樂安郡守) 임경업(林慶業)은 벼슬살이를 청렴하고 삼가서 하고 마음을 다해 직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화순 현감(和順縣監) 정세규(鄭世䂓)는 고을을 다스리는 데에 법도가 있어서 서리들은 두려워하고 백성들은 편안하며, 홍주 목사(洪州牧使) 안응형(安應亨)은 몸가짐이 검소하고 요역(徭役)을 균평하게 하고 비용을 절약하고 봉급을 덜어서 무기를 넉넉하게 준비하였으며, 공주 목사 민응회(閔應恢)는 일을 주간하는 재주가 있어 치적에 대한 명성이 이미 드러났다고 합니다. 반면에 담양 부사 조희일(趙希逸)은 일처리가 번거로워서 백성들이 매우 고통스러워 하며, 익산 군수 김수렴(金守濂)은 처사가 오활하여 아전들이 간사한 짓을 하며, 홍산 현감(鴻山縣監) 심기중(沈器重)은 정사를 하리(下吏)들에게 맡겨 폐단이 백성들에게 이르렀다고 합니다. 조희일·김수렴·심기중은 파출시키고 임경업 등 정치를 잘한 수령들은 은상(恩賞)에 관계되므로 삼가 상의 재결을 기다리겠습니다.
호남의 각 고을 수령들 가운데 무기를 수리하고 별도로 준비한 자가 많았습니다. 이는 직분상 당연히 해야 될 일일 뿐만이 아니라 허다한 수령들을 일일이 포상할 수 없기에 이에 아울러 아뢰지 않습니다."
하니, 답하기를,
"아뢴 대로 하라. 임경업 등에게는 각각 표리(表裏) 1습을 하사하라. 그리고 수령들 가운데 무기를 넉넉하게 준비한 사람은 또한 논상하지 않을 수 없다."
하였다. 또 아뢰기를,
"남원(南原)이 제일이고 전주(全州)가 다음입니다. 그 나머지 각 고을은 그곳의 물력에 따라 준비한 것이 다소의 차이가 있습니다만, 그 중에 안응형은 정치도 잘하였고 겸하여 무기도 준비하였으므로 별단자(別單子)에 써서 입계하였습니다. 그리고 전주의 영장(營將) 문희성(文希聖)은 군사를 조련시키는 데에 방도가 있을 뿐만이 아니라 군사들을 잘 돌보아 무휼하였습니다. 여산(礪山)의 영장 김익룡(金翼龍)은 나이가 늙고 재주가 졸렬하여 군사를 거느리기에 합당하지 못하고, 공주의 영장 손필(孫泌)은 형장을 사용하는 데 있어 중도에 어긋나게 하여 여러 고을에 폐단을 끼치고 있으니, 상벌을 시행하는 거조가 있어야 마땅할 것 같습니다. 삼가 성상의 재결을 기다립니다. 그리고 양도의 폐단을 별도로 기록하여 입계하니 비국으로 하여금 의논하여 조처하게 하소서."
하니, 답하기를,
"아뢴 대로 하라. 신감(申鑑)은 가자하고 원두표(元斗杓)에게는 숙마 1필을, 안응형·민응회·임충간(任忠幹)에게는 반숙마 1필씩을 사급하라. 한흥일(韓興一)·이순명(李順命)·박수홍(朴守弘)·임준백(任俊伯) 등은 모두 승진 서용하라. 영장 문희성에게는 표리 1습을 사급하고, 김익룡 등에게는 전례에 의거 벌을 시행하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8책 18권 22장 B면【국편영인본】 34책 256면
- 【분류】인사-임면(任免) / 인사-관리(管理) / 사법-탄핵(彈劾) / 왕실-사급(賜給) / 행정-지방행정(地方行政) / 군사-군정(軍政)
○金瑬啓曰: "臣從事官金槃, 巡審忠淸右道及全羅道, 道內守令賢否, 依事目廉訪, 牒報臣處。 樂安郡守林慶業, 居官淸愼, 盡心職事。 和順縣監鄭世䂓, 爲治有法, 吏畏民安。 洪州牧使安應亨, 持身簡約, 差役均平。 節用捐俸, 優備軍器。 公州牧使閔應恢, 幹事有才, 治聲已著。 潭陽府使趙希逸, 作事煩擾, 民頗厭苦。 益山郡守金守濂, 處事迂踈, 吏緣爲奸。 鴻山縣監沈器重, 政委下吏, 弊及民間云。 趙希逸、金守濂、沈器重罷黜, 林慶業等善治守令, 係干恩賞, 恭候上裁。 湖南各官守令, 多有修治器械, 亦多別備者, 而此非但職分內事, 許多守令, 不可一一褒賞, 玆不竝啓。" 答曰: "依啓。 林慶業等各賜表裏一襲。 且守令中優備軍器者, 亦不可不論賞矣。" 又啓曰: "南原爲最, 全州次之, 其餘各邑, 隨其物力, 措備各有多少, 而其中安應亨, 以善治兼備軍器, 以其別單入啓。 且全州營將文希聖, 非但操鍊有方, 撫恤軍卒。 礪山營將金翼龍, 年衰才拙, 不合將兵。 公州營將孫泌, 刑杖不中, 貽弊列邑, 似當有賞罰之擧, 恭候睿裁。 仍將兩道弊瘼, 別錄入啓, 請令備局議處。" 答曰: "依啓。 申鑑加資, 元斗杓熟馬一匹、安應亨、趙希逸、任忠幹, 半熟馬一匹賜給。 韓興一、李順命、朴守弘、任俊伯等竝陞敍。 營將文希聖表裏一襲賜給, 金翼龍等依他例施罰。"
- 【태백산사고본】 18책 18권 22장 B면【국편영인본】 34책 256면
- 【분류】인사-임면(任免) / 인사-관리(管理) / 사법-탄핵(彈劾) / 왕실-사급(賜給) / 행정-지방행정(地方行政) / 군사-군정(軍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