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직을 삭탈 관작하도록 합계하다
합계하기를,
"이경직은 지난번에 탑전에서 게첩(揭帖)을 논정할 때에 대신을 헐뜯기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하였습니다. 게다가 회맹하던 날에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일을 담당하면서, 심지어 높은 곳에다 단을 쌓고 성심으로 맹약해야 한다는 말이라든가 말과 소를 잡아 호차를 접대해야 한다는 말들을 장황하게 하여 의혹을 사게 하는 등 꺼리는 바가 없었으며, 말도 안 되는 말을 꾸며서 증거로 끌어대어 자기 의견을 내세우려 하였습니다. 방자하게 멋대로 처신하여 국가에 치욕을 끼친 그의 죄를 징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삭탈 관작을 명하소서."
하니, 답하기를,
"이번에 이경직에게도 주선한 공이 많은데 그대들이 ‘방자하게 멋대로 처신했다.’는 등의 말로 죄목을 지어 이렇게 논박하는 것은 지나치지 않은가. 논의한 내용 중에 ‘성심으로 맹약을 해야 한다.’는 것과 ‘호차를 접대해야 한다.’는 말은 경직이 한 말이 아닌 듯하다. 그 당시 대관이 잘못 들은 것이 아닌가. 경직에게는 상을 줄 만한 공은 있어도 죄를 줄 만한 일은 없으니 다시는 번거롭게 하지 말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5책 15권 51장 A면【국편영인본】 34책 181면
- 【분류】정론-간쟁(諫諍) / 인사-임면(任免) / 사법-탄핵(彈劾) / 군사-군정(軍政) / 외교-야(野)
○合啓曰: "李景稷頃於榻前, 論定揭帖之時, 語侵大臣, 已極無謂。 且於莅盟之日, 終始擔當, 至以築壇高處, 誠心誓盟之語; 刑馬、殺牛, 接語胡差之說, 張皇熒惑, 無所顧忌, 又變飾不似之言, 引而爲證, 欲售己見, 其專擅縱恣, 貽辱國家之罪, 不可不懲。 請命削奪官爵。" 答曰: "今者李景稷, 多有周旋之功。 爾等以專擅縱恣等語, 作爲罪目, 如是論之, 不亦過乎? 所論中誠心誓盟、接語胡差之說, 似非景稷之所言。 其時臺官, 無乃誤聽耶? 景稷有可賞之功, 無可罪之事, 更勿煩瀆。"
- 【태백산사고본】 15책 15권 51장 A면【국편영인본】 34책 181면
- 【분류】정론-간쟁(諫諍) / 인사-임면(任免) / 사법-탄핵(彈劾) / 군사-군정(軍政) / 외교-야(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