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사 김류가 반역에 연루되어 억울하게 형벌 받은 자들을 신리하도록 청하다
상이 주강에 자정전에서 《맹자》를 강하였다. 지사 김류가 아뢰기를,
"임진 왜란과 정유 재란 사이에 남방에서 절의로 죽은 자들 가운데 뚜렷이 드러나서 일컬을 만한 자가 있으나 한창 전쟁중이었으므로 국가가 포상(褒賞)을 하지 못했으니, 해당 도의 방백들에게 자세하게 조사하여 계문(啓聞)하게 한 다음 관작을 추증하고 제사를 지내주게 한다면 남방의 인심이 반드시 격려될 것입니다."
하니, 상이 이르기를,
"아뢴 대로 하라."
하였다. 김류가 아뢰기를,
"이귀(李貴)가 차자를 올려 38인이 일시에 형벌을 받은 원통함을 신리(伸理)하여 줄 것을 청하였는데 그 뜻이 매우 아름답습니다 그때 역적의 공초에 내응하기로 했다고 했는데 반역의 보고가 곧바로 이르렀으므로 인심이 황혹되어 그날 밤에 안에서 난이 일어나는 변이 있을까 두려워했습니다. 그리하여 신흠이 신 및 두세 훈신과 함께 서로 의논하여 청대(請對)해서 일시에 처단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어찌 옥석이 함께 탄 잘못이 없겠습니까. 만약 분명하게 분변할 수 있다면 인심이 반드시 통쾌하게 여길 것이니 이는 바로 좋은 일입니다."
하니, 상이 이르기를,
"그때 죄없이 죽은 자가 반드시 많을 것이니 실로 잘못된 일이었다. 어찌해야 분명하게 조사할 수 있겠는가?"
하자, 김류가 아뢰기를,
"그때의 추안(推案)이 모두 있습니다. 다만 외방의 사람들이 의논하기를 ‘누구누구는 원통하고 억울하다.’고 하는데, 혹 역적의 공초와 다른 부분이 있으니, 이것이 매우 난처한 일입니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0책 10권 20장 B면【국편영인본】 34책 37면
- 【분류】왕실-경연(經筵) / 왕실-국왕(國王) / 인사-관리(管理) / 군사-군정(軍政) / 외교-왜(倭) / 사법-행형(行刑) / 사법-치안(治安) / 역사-고사(故事)
○癸巳/上晝講《孟子》于資政殿。 知事金瑬曰: "壬丁之間, 南方死節者, 雖有表表可稱者, 而兵戈搶攘之際, 國家未得褒賞。 令該道方伯, 詳査啓聞, 贈官致祭, 則南方人心, 必激勵矣。" 上曰: "依爲之。" 瑬曰: "李貴上箚, 請伸理三十八人一時被刑之冤, 其意甚美。 其時賊招以爲內應, 而叛報卽至, 故人心惶惑, 恐有其夜從中作亂之變, 故申欽與臣及二三勳臣, 相議請對, 一時處斷。 到今思之, 豈無玉石之俱焚乎? 若得明辨, 人心必快, 此是好擧措也。" 上曰: "其時無罪而死者, 必多, 實爲過擧矣。 何以則可得明査乎?" 瑬曰: "其時推案俱在矣。 但以外方之議, 謂某人冤枉, 則或與賊招有異, 此甚難處也。"
- 【태백산사고본】 10책 10권 20장 B면【국편영인본】 34책 37면
- 【분류】왕실-경연(經筵) / 왕실-국왕(國王) / 인사-관리(管理) / 군사-군정(軍政) / 외교-왜(倭) / 사법-행형(行刑) / 사법-치안(治安) / 역사-고사(故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