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접사 김상용을 인견하고 조사 접대하는 일을 의논하다
상이 자정전에 나아가 원접사 김상용(金尙容)을 인견하고 이르기를,
"경이 지금 내려가면 모든 일을 반드시 잘 주선하리라 생각되니 내가 무슨 염려를 하겠는가. 단 양서(兩西) 지방의 물력이 하나같이 탕갈되어서 이것이 걱정일 뿐이다."
하니, 상용이 아뢰기를,
"조사의 행차가 아마 이미 등주(登州)에 당도하였을 것입니다. 신이 내려가서 철저히 검칙(檢飭)해야 할 것이나 각 고을이 태만하고 물력이 쇠잔하니 사전에 조치하지 못할까 두렵습니다."
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초두에 잘 대접한 연후에야 종당에 무사할 수 있을 것이다."
하니, 상용이 아뢰기를.
"무릇 사람을 대접하는 도리는 정성이 첫째이고 공억(供億)이 그 다음입니다. 단 오늘날의 중국인은 예전과 달라서 학사(學士)라 하더라도 오히려 청렴 결백한 사람이 적은데 하물며 태감(太監)이겠습니까. 듣건대 상천사(上天使)는 상중(喪中)에 있는 사람으로 봉명 사신의 일을 사양하지 않았다 하니, 그가 탐욕을 부려 징삭할 상황을 환하게 알 수 있는 일입니다."
하였다. 상이 인하여 호피(虎皮)·부채·약 등의 물건을 하사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9책 9권 5장 A면【국편영인본】 34책 3면
- 【분류】왕실-국왕(國王) / 왕실-사급(賜給) / 외교(外交)
○戊子/ 上御資政殿, 引見遠接使金尙容, 謂曰: "卿今下去, 凡事想必善爲周旋, 予何慮焉? 但兩西物力, 一樣蕩竭, 此可憂也。" 尙容曰: "詔行想已到登州矣。 臣之下去, 雖當百分檢飭, 而各官稽緩, 物力殘敗, 恐未及措置矣。" 上曰: "初頭善待然後, 終可以無事矣。" 尙容曰: "凡待人之道, 誠款爲先, 供億次之, 而但今日中朝人, 異於古昔, 雖曰學士, 尙鮮廉潔之人, 況太監乎? 聞上天使, 以在喪之人, 不辭奉使云, 其將來徵索貪婪之狀, 灼然可見。" 上仍賜虎皮、扇、藥等物。
- 【태백산사고본】 9책 9권 5장 A면【국편영인본】 34책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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