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명길·김주우·윤형언 등이 왕손을 모함했다는 죄목을 받았으므로 인피를 청하다
대사헌 최명길이 아뢰기를,
"일에 따라 탄핵하여 종척도 피하지 않는 것은 법관의 직책이고, 실상을 조사하여 경중에 따라 죄를 주는 것은 해조의 직책입니다. 능원군 이보가 사람을 죽인 일이 도성 안에 전파되었기에 신이 그 간의 경위를 물어보니, 피살된 사람은 곧 의안군의 노비로서 일찍이 면천하여 역관이 된 자이어서 능원군 이보가 함부로 죽일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습니다.
그 사이에는 반드시 곡절이 있을 것이나 이는 본시 조사해볼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기에 단지 풍문으로 인하여 조사하여 다스리기를 청했던 것입니다. 능원군이 의안군을 승중(承重)한 것과 정영신(丁永信) 본인만 면역된 것에 대해서는 조사해 보기 전에 신이 어떻게 알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관사에 고하지 않고서 노비를 때려 죽이는 것에 대해서는 분명한 율문이 있으며, 더구나 이미 면역한 사람은 더욱 함부로 죽일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합니다. 그리고 무거운 형장으로 인해 죽었다는 것은 사람들이 모두 아는 바이고, 이미 면역한 실상은 성상께서도 통촉하시는 바입니다. 그러니 병 때문에 죽었다는 말이나 첩문(帖文)을 바치지 않은 뜻은 알기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삼가 성상의 분부를 받들건대, 왕손을 모함했다는 죄목을 일을 논계한 신하에게 가하셨습니다. 귀척들이 교만하고 멋대로 하는 풍습이 이로부터 점점 자라나 바로잡을 수 없게 될까 염려됩니다. 오늘날의 한심스러운 바가 어찌 이에 있지 않겠습니까. 신이 비록 형편없기는 하지만 무슨 얼굴로 옳고 그름을 논열할 수 있겠습니까. 파척해 주시기 바랍니다."
하고, 지평 김주우(金柱宇)와 장령 윤형언(尹衡彦) 등도 이를 이유로 인피하였다. 집의 엄성(嚴惺)이 처치하여 출사하게 하기를 청하니, 특병히 명하여 체직시켰다.
- 【태백산사고본】 8책 8권 52장 B면【국편영인본】 33책 693면
- 【분류】왕실-종친(宗親) / 인사-임면(任免) / 사법-탄핵(彈劾)
○大司憲崔鳴吉啓曰: "隨事紏劾, 不避宗戚者, 法官之責也; 覈其實狀, 輕重科罪者, 該曹之職也。 綾原君 俌殺人之事, 傳播都中, 臣詢其所以, 則被殺之人, 乃是義安宮奴, 曾爲免賤, 已行譯官, 則非俌所敢擅殺。 其間必有曲折, 而此則自有査覈之地, 故只因風聞, 啓請覈治。 至於綾原之承重義安、永信之只爲免役者, 則未査之前, 臣何以知之哉? 然不告官司, 歐殺奴婢, 明有律文, 況業已免役, 則尤不可擅殺明矣。 且重杖殞命之事, 人所共知, 已爲免役之狀, 聖明所燭, 則因病致斃之言, 帖文不納之意, 不難知者, 而伏承聖敎, 乃以構陷王孫之罪, 加之論事之臣, 竊恐貴戚驕橫之習, 自此漸長而不可救正。 今日之所可寒心者, 豈不在於此乎? 臣雖無狀, 將何顔面, 論列是非乎? 請賜罷斥。" 持平金柱宇、掌令尹衡彦等, 亦以此引避。 執義嚴惺處置請出, 特命遞之。
- 【태백산사고본】 8책 8권 52장 B면【국편영인본】 33책 693면
- 【분류】왕실-종친(宗親) / 인사-임면(任免) / 사법-탄핵(彈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