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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실록8권, 인조 3년 1월 25일 갑술 2번째기사 1625년 명 천계(天啓) 5년

함경남도 병사 윤숙, 전라도 수사 김완 등을 인견하고 부임지의 문제에 대해 논의하다

상이 자정전에서 나아가 함경남도 병사 윤숙(尹璛), 전라도 수사 김완(金完), 괴산 군수(槐山郡守) 이경황(李慶滉)을 인견하였다. 상이 윤숙에게 이르기를,

"본도는 해마다 흉년이 든 데다가 수령도 적임자가 아니기 때문에 보존하기 어려운 형세가 다른 도보다 심하다고 한다. 어떻게 하면 적을 막고 백성을 보호할 수 있겠는가?"

하니, 윤숙이 답변드리기를,

"신이 멀리서는 헤아리기 어려우니 부임한 다음에 행해야 될 일을 진달드리겠습니다. 대개 본도는 거리가 너무 떨어져 있어 기근(飢饉)을 만나도 곡식을 옮겨 진휼하기가 매우 어려우니 이 점이 염려됩니다. 우리 나라는 병농(兵農)의 구분이 없지만 이 도는 형세상 자못 병농을 분리할 수 있으니, 신은 먼저 둔전(屯田)을 설치할까 합니다."

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옛말에 ‘지세(地勢)가 이롭더라도 인화(人和)만은 못하다.’고 하였다. 군민(軍民)의 고락(苦樂)은 수령에게 달려 있으니, 수령의 현부(賢否)를 자세히 살피도록 하라. 더구나 북방은 인심이 불량하니 경은 또한 마음을 다하여 무마하라."

하니, 윤숙이 아뢰기를,

"감히 힘껏 노력하여 국가의 은혜에 보답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북쪽 사람들이 무지하다고는 하지만 간교한 남쪽 사람들보다는 낫습니다. 국가에서 군사를 쓰기로 한다면 남쪽지방의 군사 1천 명이 북쪽 지방의 군사 2백∼3백 명을 당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하였다. 상이 김완에게 이르기를,

"오늘날 수군이 육군보다도 훨씬 형편없다고 한다. 본영(本營)에는 어떠한 병폐가 있는가?"

하니, 김완이 답변드리기를,

"신이 아직 부임하기 전이어서 자세히 알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대개 본영 소속인 상육포(上六浦)와 하육포(下六浦)에 각각 수졸(水卒) 20명씩 정해져 있는데, 요즘 들어 고을에서 전혀 독촉해서 보내지 않기 때문에 배와 노를 정비하지 못하고 있다 하니, 이는 작은 염려가 아닙니다."

하자, 상이 이르기를,

"태만한 관리는 적발하여 계문하고, 국가의 일에 마음을 다하지 않는 변장(邊將)도 특별히 경계시키고 신칙하도록 하라."

하였다. 상이 이경황에게 이르기를,

"요즘 들어 조정이 오로지 백성을 위해 병폐를 제거하는 데에 힘쓰고 있는데도 백성이 혜택을 입지 못하고 원망과 고통이 끊임이 없다고 한다. 오늘날 백성을 다스리면서 가장 시급한 일은 무엇인가?"

하니, 이경황이 답변드리기를,

"오늘날 수령이 해야 할 도리는 민심을 얻는 것이 첫째입니다. 신은 농상(農桑)을 권장하고 부역을 균등하게 하는 데에 전념하려 합니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8책 8권 15장 A면【국편영인본】 33책 674면
  • 【분류】
    왕실-국왕(國王) / 인사-임면(任免) / 군사(軍事)

    ○上御資政殿, 引見咸鏡南道兵使尹璛全羅道水使金完槐山郡守李慶滉。 上謂曰: "本道連年失稔, 加以守令不得其人, 難保之形, 甚於他道云。 何以則可禦寇、可保民。" 對曰: "臣難以遙度, 到任然後, 可達便宜之事。 蓋本道道 里絶遠, 雖値飢饉, 移賑甚難, 此可慮也。 我國不分兵農, 而此道則頗有兵農可分之勢, 臣欲先設屯田。" 上曰: "古語云地利不如人和。 軍民苦樂, 係於守令, 詳察守令之賢否可也。 況北方人心不良, 卿亦盡心撫循。" 曰: "敢不勉力, 仰答國恩? 北人雖曰無知, 不如南人之奸巧。 國家若欲用兵, 則南方一千, 不能當北方軍二三百矣。" 上謂金完曰: "今日水軍之無形, 甚於陸軍云。 本營有何弊瘼云耶?" 對曰: "臣未到任, 雖未詳知。 蓋本營所屬上六浦、下六浦, 各定水卒二十名, 而近來各官, 專不督送, 以此不得修治船楫云, 此非細慮。" 上曰: "怠慢官吏, 摘發啓聞可也, 邊將之不盡心國事者, 亦另加警飾。" 上謂李慶滉曰: "近來朝廷, 專務爲民除弊, 而民未蒙惠, 怨苦不已云。 當日治民, 何者急務。" 慶滉對曰: "當今守令之道, 莫如得民心。 臣欲專意於勸農桑、均賦役矣。"


    • 【태백산사고본】 8책 8권 15장 A면【국편영인본】 33책 674면
    • 【분류】
      왕실-국왕(國王) / 인사-임면(任免) / 군사(軍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