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군이 적과 안현에서 싸워 크게 이기다
관군이 적과 안현(鞍峴)에서 크게 싸웠는데, 적병이 크게 패하여 도망쳤다. 애당초 이괄이 정사(靖社)하던 때에 큰 공을 세웠으나 조정의 대우가 그의 뜻에 차지 못하였다. 이괄이 자기의 재능을 믿고 국가를 경시하여 불궤(不軌)를 음모하였는데, 그의 아들이 잡히게 되자 자기 휘하를 협박하고 한명련(韓明璉)과 연합 모의하여 군사를 일으켜 반역하였다. 두 역적은 모두 용병(用兵)을 잘하여 허술한 틈을 타서 곧바로 치려는 생각을 가졌는데, 원수(元帥) 이하가 겁내어 지체하면서 감히 교전하지 못하였다. 마탄(馬灘)에서 패하게 되어서는 병세가 더욱 꺾여 적이 마치 무인지경을 밟아오듯하여 드디어 경성에 들어왔다.
제장이 뒤따라 이르렀다. 원수 장만(張晩)이 처음에 둘러싸고 지켜서 적을 지치게 하려 하였는데, 정충신(鄭忠信)이 말하기를 ‘지금의 계책으로는 곧바로 안현에 올라가 적과 싸우는 것만 못하다. 이것은 병법에 이른바 먼저 북쪽 산을 차지한 자가 이긴다는 것이다.’ 하니 남이흥(南以興)이 그 계책을 찬성하였다. 이에 정충신 등이 밤을 틈타 안현에 진을 쳤다. 적은 이미 거침없이 진격하여 대궐을 침범하였으므로 대적이 없다고 스스로 믿고 싸우지 않아도 패주시킬 수 있다고 여겼다. 이튿날 아침에 무리를 전부 출동시켜 성을 나와 길을 나누어 전진하였는데 험한 곳을 우러러보고 공격하므로 포탄과 화살이 적중하지 못하였다. 그리고 제장들은 또한 적을 성에 들어오게 한 죄를 스스로 알고 죽기를 각오하고 힘껏 싸웠는데 이미 지세가 험한 데를 얻은 데다가 하늘이 또 도와서 교전하는 처음에 풍세가 갑자기 바뀌었다. 관군이 승세를 타게 되자 사기가 절로 배나 되었다. 적이 드디어 크게 패해서 달아났는데, 적병 4백여 급(級)을 베고 3백여 인을 사로잡았다. 적이 남은 무리를 거느리고 수구문(水口門)을 거쳐 달아나자 유효걸(柳孝傑)이 20여 기(騎)를 거느리고 추격하였다. 이 싸움에서 선천 부사(宣川府使) 김경운(金慶雲)이 앞장서서 힘껏 싸우다가 탄환에 맞아 죽었다.
- 【태백산사고본】 4책 4권 23장 B면【국편영인본】 33책 580면
- 【분류】변란-정변(政變) / 군사(軍事)
○官軍與賊, 大戰于鞍峴, 賊兵大敗遁走。 初适立大功於靖社之日, 而朝廷待之, 不能滿其意, 适自恃其能, 輕視國家, 乃陰謀不軌。 及其子將被拿, 脅其麾下, 與明璉連謀, 擧兵而叛。 兩賊俱善用兵, 意在乘虛直擣, 元帥以下, 恇怯逗撓, 莫敢交鋒。 及馬灘之敗, 兵勢益挫, 賊如履無人之地, 遂入京城。 諸將踵後而至, 元帥張晩, 初欲環守以困賊, 鄭忠信曰: "今計莫如直上鞍峴, 與賊決戰。 此兵法所謂先據北山者勝也。" 南以興贊其計。 於是忠信等, 乘夜陣于鞍峴。 賊旣長驅犯闕, 自恃無敵, 謂可不戰而敗之, 詰朝擧衆出城, 分道以進, 仰險而攻, 砲矢不能中人。 諸將亦自知縱賊入城之罪, 殊死力戰, 旣得地險, 天又助順。 交戰之初, 風勢忽反, 官軍乘勝, 士氣自倍。 賊遂大敗奔還, 斬賊兵四百餘級, 擒三百餘人。 賊率其餘衆, 由水口門遁走。 柳孝傑率二十餘騎, 追之。 是役也, 宣川府使金慶雲, 挺身力戰, 中丸而死。
- 【태백산사고본】 4책 4권 23장 B면【국편영인본】 33책 58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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