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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실록4권, 인조 2년 2월 9일 계사 11번째기사 1624년 명 천계(天啓) 4년

대가가 수원부에 이르다

날이 저물 무렵에 과천을 떠나 사근현(沙近峴)에 이르니, 날이 이미 땅거미가 졌다. 돌아보니 들불이 곳곳에 번져 타는데, 혹 적병이 뒤따라 이르렀는가 여겨 군정(群情)이 의구하였다. 마침 자전의 기후가 편찮아 대가가 한참 멈추어 있는데, 후군(後軍)이 요란하여 저희끼리 외치며 다시 부오(部伍)를 이루지 못하였는데, 군문(軍門)이 전령(傳令)하여 산위에 진치게 하고서야 비로소 조금 진정되었다. 한밤이 될 무렵에 대가가 수원부(水原府)에 이르렀는데, 도로가 수렁인데다가 사람과 말이 굶주려 호종하는 신하들이 반도 넘게 따라 오지 못하였다. 상이 험난한 길을 오느라 기후가 매우 편찮으므로 훈척(勳戚) 두어 사람이 입시하고 대소 관원이 황급하였는데 이윽고 평상을 회복하였다. 부리(府吏)와 향소(鄕所) 등이 흩어져 횃불을 내지 않았고 또 어선(御膳)을 올리지 않았으므로 정원이 군율(軍律)을 쓰기를 청하니 상이 따랐다. 그러나 마침내 주벌하지 못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4책 4권 21장 B면【국편영인본】 33책 579면
  • 【분류】
    변란-정변(政變) / 왕실-행행(行幸)

    ○日將夕, 始發果川, 到沙近峴, 日已曛黑, 回望野火, 處處延燒。 或謂賊兵追至, 群情疑懼。 會慈殿氣不平, 駐駕良久, 後軍擾亂, 自相號呼, 無復部伍。 軍門傳令, 使之結屯山上, 然後始稍定。 夜將半, 駕次水原府, 道路泥濘, 人馬饑餒, 扈從諸臣, 太半有不及者。 上跋涉泥露, 氣甚不寧, 勳戚數人入侍, 大小遑遑, 俄而復常。 府吏及鄕所等潰散, 不出炬火, 又不進御膳。 政院請用軍律, 上從之而竟不得捕誅。


    • 【태백산사고본】 4책 4권 21장 B면【국편영인본】 33책 579면
    • 【분류】
      변란-정변(政變) / 왕실-행행(行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