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귀가 이괄을 국문할 것을 청하다
밤에 국청(鞫廳)의 신하들을 인견하였다. 좌찬성 이귀(李貴)가 아뢰기를,
"이괄이 몰래 다른 뜻을 품고 강한 군사를 손에 쥐었으니, 일찍 도모하지 않으면 뒤에는 반드시 제압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더구나 역적들의 공초에 흉모(凶謀)가 드러났으니, 왕옥(王獄)에 잡아다가 정상을 국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니, 상이 이르기를,
"이괄은 충의(忠義)스런 사람인데, 어찌 반심을 지녔겠는가. 이것은 흉악한 무리가 그의 위세를 빌리고자 한 말이다. 경은 무엇으로 그가 반드시 반역하리라는 것을 아는가?"
하자, 이귀가 아뢰기를,
"이괄의 반역 모의는 신이 잘 모를지라도 그 아들 이전(李栴)이 반역을 꾀한 정상은 신이 잘 알고 있습니다. 어찌 아들이 아는데 아버지가 모를 리가 있겠습니까."
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사람들이 경이 반역한다고 고한다면 내가 믿겠는가. 이괄의 일이 어찌 이와 다르겠는가."
하니, 이귀가 아뢰기를,
"고변한 사람이 있다면 어찌 신이라 해서 아주 놓아두고 묻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잡아가두고 국문하여 그 진위를 살핀 뒤에 처치해야 할 것입니다."
하였으나, 상이 답하지 않았다.
- 【태백산사고본】 4책 4권 7장 A면【국편영인본】 33책 572면
- 【분류】사법-치안(治安) / 변란-정변(政變)
○夜, 引見鞫廳諸臣。 左贊成李貴曰: "李适潛蓄異志, 手握强兵, 若不早圖, 後必難制。 況諸賊供招, 凶謀敗露, 不可不拿致王獄, 鞫問情狀也。" 上曰: "李适忠義之人, 豈有反心哉? 此必凶徒借重之言, 卿何以詳知其必反之狀乎?" 貴曰: "适之反謀, 臣雖未詳, 而其子(栴)〔旃〕 謀逆之狀, 臣所詳知也。 豈有子知而父不知之理乎?" 上曰: "人告卿反, 則予何信乎? 李适之事, 何以異於是?" 貴曰: "苟有告變之人, 則豈可以臣之故而全釋不問乎? 所當拿囚鞫問, 審其眞僞, 然後處置也。" 上不答。
- 【태백산사고본】 4책 4권 7장 A면【국편영인본】 33책 57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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