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문룡의 차관 시가달을 접견하다
상이 모문룡(毛文龍)의 차관(差官) 시가달(時可達)을 명정전(明政殿)에서 접견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우리 나라는 천조(天朝)와 협력해서 오랑캐를 토벌하겠소이다. 이미 원수도 임명했는데 내일 떠나는 즉시로 독부(督府)를 찾아가 뵙고 군무를 의논하도록 하겠소이다. 혹시 군기와 관련하여 의논할 사항이 있으면 오늘 상세히 말씀을 듣고 싶소이다."
하니, 차관이 말하기를,
"어피 달자(魚皮㺚子)의 일에 대해 도독(都督)이 저로 하여금 의논을 듣고 오도록 하였습니다."
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소위 어피란 어느 지역을 말하는 것이오?"
하니, 차관이 말하기를,
"어피 달자는 중국 동북부에 있는 이른바 홀온(忽溫)을 가리킵니다."
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홀온은 모조리 노적(奴賊)에게 항복하여 귀부했는데, 남은 자들이 있는지 모르겠소이다."
하니, 차관이 말하기를,
"홀온이 노적에게 항복하여 귀부하긴 했지만 남은 종족 수십여 호가 한 곳에 모여 둔치고는 우리에게 귀부하고 싶어하기에, 그들을 불러 모아 오랑캐 내부에서 계책을 행해 볼까 합니다."
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유(類)가 다른 족속을 불러 모았다가 혹시라도 군기를 누설하는 환란이 있으면 이익은 없고 해만 있을 듯싶소이다."
하니, 차관이 말하기를,
"현왕(賢王)의 예산(睿算)이 정말 옳습니다. 돌아가 총수(總帥)에게 고하겠습니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책 1권 54장 B면【국편영인본】 33책 527면
- 【분류】왕실-국왕(國王) / 외교-명(明) / 외교-야(野)
○壬午/上接見毛文龍差官時可達於明政殿。 上曰: "敞邦當與天朝, 協力討虜, 已拜元帥, 明當啓行。 使卽往詣督府, 奉議軍務矣。 若有軍機可議之事, 今日願爲詳敎。" 差官曰: "魚皮㺚子事, 都督使俺奉議而來矣。" 上曰: "所謂魚皮, 何地方耶?" 差官曰: "魚皮㺚子, 在中國東北, 所謂忽溫也。" 上曰: "忽溫盡爲降附於奴賊, 未知有餘存者乎?" 差官曰: "忽溫雖降附奴賊, 而餘種數十餘戶, 合屯一處, 願爲歸附, 故欲招集行計於虜中矣。" 上曰: "招集異類, 倘有漏洩軍機之患, 則抑恐無益而有害矣。" 差官曰: "賢王睿算誠是矣。 當歸告摠帥也。"
- 【태백산사고본】 1책 1권 54장 B면【국편영인본】 33책 527면
- 【분류】왕실-국왕(國王) / 외교-명(明) / 외교-야(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