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가 합계하여 황중윤·윤휘 등의 정배를 청하다
양사가 합계하기를,
"황중윤(黃中允)은 본래 속임수를 잘 쓰는 인물로 이이첨의 복심이 되어 크고 작은 논의에 대해 사전에 참여하지 않은 적이 없었으며, 제 마음대로 흉악한 짓을 자행하면서도 부족하게 여겨 더욱 총애를 굳힐 계책을 부리면서 폐주의 뜻에 영합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중국 조정에 관계된 말인데도 거리낌없이 비방하여 대의가 밝아지지 못하게 하고 인심을 일제히 분노케 하였으니, 먼 변방에 안치토록 하소서."
하니, 상이 따랐다. 중윤은 음흉하고 사특한 인물로 적괴(賊魁)에게 빌붙어서 대각(臺閣)에 근거를 마련하고는 온갖 흉악한 모의에 참여하지 않은 적이 없었으며 미리 뜻을 맞추어 총애를 차지하기 위해 못하는 짓이 없었다. 그리하여 심지어는 진소하여 중국과 관계를 끊고 오랑캐와 통호하자는 주장까지 하였는데, 그 소에 ‘관외(關外)의 산천은 다시 중국의 소유가 아니다.’ 하였다. 신유년 겨울에 박승종(朴承宗)이 등대(登對)하여 사신을 파견해서 황제의 등극을 축하하도록 청하였는데, 중윤이 승지로 입시하여 거짓으로 못 들은 체하고는, 사관의 기사가 부실하다고 이르면서 죄를 줄것을 청하려 하였다. 그러나 박승종의 진계로 인하여 중지될 수 있었다. 중윤의 의도는 실로 중국과의 관계를 단절하고 축하 사신을 보내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었다. 그가 전후로 저지른 흉역의 실상을 보건대 우리 나라의 죄인일 뿐만 아니라 곧 천하의 죄인이라 할 것이었다. 따라서 온 나라 사람들이 모두 분개하지 않은 사람이 없었는데, 단지 안치할 것만을 청하여 목숨을 보전하게 하였으므로 모두들 실형했다고 하였다. 또 합계하기를,
"급제(及第) 윤휘(尹暉)는 본래 벼슬을 잃을까 염려하는 비루한 인간으로서 궁액과 교통하여 좋은 벼슬에 임명되려고 도모하면서 태연히 부끄러워할 줄도 모른 채 스스로 국사를 담당한다고 자처하였습니다. 그리고 간사한 무리들과 결탁하여 은밀히 이익을 나눠 먹을 계획을 세운 뒤 교묘하게 색목(色目)을 만들어 내어 팔도에 해를 끼쳤고, 탐욕스러움이 한이 없어 나라를 좀먹고 백성을 병들게 하였습니다. 그러다가 동정(東征)하려고 징병하는 날을 당해서는 오랑캐와 화해하자는 의논을 맨 먼저 주장하여 중국에서 의심하는 단서를 열어 놓았으니, 삭탈 관작하고 문외 출송하는 벌만으로는 그 죄를 징계하기에 부족합니다. 멀리 유배보내소서."
하니, 상이 이르기를,
"윤휘는 이미 삭탈 관작하고 문외 출송하였는데, 멀리 유배보내기까지 한다면 너무 지나치지 않겠는가."
하였다. 그 뒤 여러 번 아뢰니 이에 따랐다.
- 【태백산사고본】 1책 1권 48장 A면【국편영인본】 33책 524면
- 【분류】사법-탄핵(彈劾) / 사법-행형(行刑) / 인물(人物) / 외교-명(明) / 외교-야(野)
○壬申/兩司合啓曰: "黃中允, 本以詭譎之人, 爲爾瞻腹心, 大小論議, 無不預知, 恣行胸臆, 猶以爲不足, 益肆固寵之計, 迎合廢主之意, 語侵天朝, 毁訾不忌, 使大義不明, 人心齊憤, 請邊遠安置。" 上從之。 中允以陰兇詭慝之人, 附託賊魁, 盤據臺閣, 凶謀邪議, 無不參知, 逢迎固寵, 無所不至。 至於陳疏, 請絶天朝, 與虜通好。 其疏云: "關外山川, 非復中原之有。" 云云。 辛酉冬, 朴承宗登對, 請送使賀登極, 中允以承旨入侍, 佯若不聞, 謂史官記事不實, 欲請罪, 因承宗陳啓得寢。 中允之意, 實欲拒絶天朝, 不送賀使也。 其前後凶逆之狀, 不但我國之罪人, 乃天下之罪人, 擧國之人, 莫不憤惋, 而只請安置, 得保首領, 皆謂之失刑云。 又合啓曰: "及第尹暉, 本以患失鄙夫, 交通宮掖, 圖授好爵, 恬不知恥, 自以爲擔當國事, 而締結奸細之徒, 陰圖分利之計, 巧作色目, 貽害八路, 貪縱無厭, 蠹國病民。 及其東征徵兵之日, 首倡和戎之議, 啓上國疑貳之端。 削黜之罰, 不足懲其罪, 請命遠竄。" 上曰: "尹暉已爲削黜遠竄, 無乃太過乎?" 其後累啓, 乃從。
- 【태백산사고본】 1책 1권 48장 A면【국편영인본】 33책 524면
- 【분류】사법-탄핵(彈劾) / 사법-행형(行刑) / 인물(人物) / 외교-명(明) / 외교-야(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