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헌부가 최영경을 모함했던 이상길의 파직을 청하니 허락하다
사헌부가 아뢰기를,
"처사(處士) 최영경(崔永慶)의 죽음은 천하 만고의 그지없는 슬픔과 원한이었습니다. 호조 참의 이상길(李尙吉)은 영경을 모함하여 죽인 사람인데 갑자기 본직에 제수되자 중외가 모두 경악하고 격분합니다. 파직하고 서용하지 말도록 명하소서. "
하니, 전교하기를,
"이상길이 그때 대간이었던가? 상고하여 아뢰라."
하였다. 이에 회계(回啓)하기를,
"최영경의 무고함을 선조께서 통촉하고 석방하였는데, 이상길이 당시 정언이 되어 다시 논계하여 도로 가둠으로써 곧 옥중에서 굶어 죽었습니다. 이 때문에 영경이 신원된 후 죄를 입어 정배되었습니다."
하니,
"알았다. 아뢴 대로 하라."
고 전교하였다. 【기축년 옥사에 영경이 삼봉(三峯)으로 죽었으니 실로 그지없이 원통한 일이었다. 영경이 대답할 때 "정적(鄭賊)과는 일찍부터 서로 지면도 없거니와 한 차례의 서신도 서로 통한 일이 없다."고 하였는데, 선조께서 정적이 영경에게 보낸 서신을 내려보였으니, 기망의 죄가 실로 없지 않다. 그가 옥에서 죽은 것은 그 운명이 불행해서인데, 논계한 대관(臺官)에게 무슨 죄가 있겠는가. 게다가 선비를 죽였다는 악명을 더하여 사람을 밀어넣는 하나의 함정을 만들었는데, 온 사류(士類)가 그 화망에 걸려들지 않은 자가 없은 지 거의 30여 년에 이르렀으니, 흉인의 교묘히 헐뜯는 계책이 아, 참으로 참혹하다.】
- 【정족산사고본】 20책 86권 4장 A면【국편영인본】 광해군일기32책 356면
- 【분류】정론-간쟁(諫諍) / 인사-임면(任免) / 사법-행형(行刑) / 사법-탄핵(彈劾) / 역사-편사(編史) / 역사-사학(史學)
○丙子/司憲府啓曰: "處士崔永慶之死, 天下極痛, 萬古至冤也。 戶曹參議李尙吉, 以構殺永慶之人, 遽授本職, 衆情莫不駭憤。 請命罷職不敘。" 傳曰: "李尙吉其時臺諫乎? 考啓。" 回啓曰: "崔永慶之無辜, 先朝洞燭而放釋, 李尙吉其時爲正言, 更爲論啓還囚, 仍致瘦死於獄中。 以此永慶伸冤後, 被罪定配矣。" 傳曰: "知道。 依啓。" 【己丑之獄, 永慶以三峯死, 則誠爲至冤矣。 其置對也以爲: "與鄭賊曾未相識, 一不通書。" 而宣祖下鄭賊抵永慶書而示之, 則欺罔之罪, 固有之矣。 其死於獄者, 以其命之不幸也, 何有於論啓之臺官, 而加之以殺士之名, 作一擠陷之穽, 一隊士類, 無不罹其禍者, 殆至三十餘年, 兇人巧中之計, 吁慘矣。】
- 【정족산사고본】 20책 86권 4장 A면【국편영인본】 광해군일기32책 356면
- 【분류】정론-간쟁(諫諍) / 인사-임면(任免) / 사법-행형(行刑) / 사법-탄핵(彈劾) / 역사-편사(編史) / 역사-사학(史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