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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해군일기[중초본] 178권, 광해 14년 6월 22일 병술 1번째기사 1622년 명 천계(天啓) 2년

지평 한정국이 소나무 벌목으로 자신을 논핵한 한성부 판윤 윤선을 비난하다

지평 한정국이 아뢰기를,

"삼가 윤선이 대죄하면서 올린 계사를 보니, 김진성이 신을 모함한 것을 계기로 땅에 넘어뜨리고서 머리를 짓누르며 우물에 빠뜨리고서 돌을 던지는 것과 같은 짓을 하기에 있는 힘을 다하였으며, 심지어는 자신을 먼저 바르게 하고 남을 바로잡으라는 것으로 요지를 삼았습니다. 모르겠습니다만 윤선은 과연 먼저 자신을 바르게 하고 신을 책망하는 것입니까. 윤선의 됨됨이는 사람의 도리가 전혀 없는 자입니다. 그래서 사문(師門)에 죄를 지었을 적에는 스스로 당 현종이 나라를 잃은 데에 비유하였고, 관청 기생과 간통하였을 적에는 사람들이 ‘아름다운 여인이 눈물 흘리네.’라는 시를 지었습니다. 무신년 국휼 초기에는 최질(衰絰)에 포모(布帽) 차림으로 남의 집 행랑을 출입하였는데, 바로 신의 형의 계집종 남편의 집이었습니다. 그리고 경주에서 수령이 되었을 때에는 선영(先塋)과의 거리가 멀지 않았는데도 한 번도 가서 살피지 않았으므로 경상도 사람들이 다 분하게 여겼는데, 이런 죄악들은 윤기(倫紀)에 큰 적이 되는 것입니다. 그밖에 벼슬살이를 하면서 더러운 짓을 하고 마음을 간사하고 교묘하게 가진 일들은 참으로 더러워서 입에 올릴 수도 없습니다.

이번에 신의 시골 종이 나라에서 금지하는 것을 모르고 마른 소나무 몇 그루를 가져왔다 한들 신이 어찌 알았겠습니까. 그런데 이것으로 인하여 자기의 간교한 꾀를 쓰려고 하니, 또한 참혹하지 않습니까. 이미 김진성을 사주하여 소를 올리게 하고는 곧바로 뒤따라 진계하였으니, 뱀이 혀를 날름거리고 물여우가 갑자기 쏘는 것 같았습니다. 진성이 위세를 믿고 폐단을 일으킨 것은 진실로 말할 것도 없지만 윤선이 신을 모함하는 것이 어찌 이 지경까지 이른단 말입니까. 이른바 ‘부리(府吏)들을 잡아갔다.’는 것은 신이 대청(臺廳)에 있으면서 방인(坊人)들의 호소에 관한 전례를 물으려고 집리(執吏)를 불렀던 것인데, 은 보내주지도 않고 도리어 이런 말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윤선이 헌부의 하인을 가두어 놓고 도리어 숱한 말로 스스로 벗어날 길을 만들면서 끝내는 저도 모르게 임금을 속였으니, 더 책망해서 무엇하겠습니까. 신의 형제가 평소에 의 악행을 알고 있었으니 윤선이 독기를 품고 틈을 노리는 것이 어찌 끝이 있겠습니까. 윤선이 한성 부윤이 되고부터 시정 사람들이 길에서 그가 지나가는 것을 보면 ‘구멍을 뚫는 좀도둑’이라고 손가락질합니다. 대개 윤선은 데리고 있는 사람을 시켜 범죄자들에게 반드시 뇌물을 받은 뒤에야 풀어주었으니, 그는 뇌물을 받는다는 비방도 진실로 달게 여겼습니다. 신이 비록 어리석고 용렬하지만 어찌 어리석은 종을 시켜 윤선에게 뇌물을 주고 풀어주기를 구했겠습니까. 신이 대관으로서 이런 더러운 욕을 먹었으니 〈신의 직임을〉 체척하라 명하소서."

하니, 사직하지 말라고 답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61책 61권 97장 A면【국편영인본】 33책 456면
  • 【분류】
    사법-탄핵(彈劾) / 인사-임면(任免)

壬戌六月二十二日丙戌持平韓正國啓曰: "伏覩尹銑待罪啓辭, 因金振聲陷臣, 墮地而壓鬢, 落井而下石, 不遺餘力, 至以先正己而正人爲大旨, 未知銑能先正己而責臣乎。 銑之爲物, 無復人理。 得罪於師丈之門, 則自以明皇喪國爲譬; 行淫於官府之, 則人以佳人墮淚作詩。 當戊申國恤之初, 以衰絰布帽, 出入人家行廊, 卽臣兄婢夫也。 在慶州作倅之時, 去先塋不遠之地, 一不往省, 卽嶺人之共憤也。 此等罪惡, 爲倫紀大賊, 其他居官麤鄙, 持心奸巧, 固不可汚口也。 今者臣之鄕奴, 不知國禁, 數介枯松, 設或取來, 豈臣之所知而因此售其巧計, 不亦慘乎? 旣嗾振聲而呈疏, 旋又接踵而陳啓, 蛇舌所掉, 蜮弩遽發, 彼振聲之憑勢作孽, 固不足道, 之陷臣, 何至此極乎? 所謂推捉府吏者, 臣在臺廳, 欲問坊人, 請號前例而招其執吏, 則乃不送而反做此言。 旣囚憲府下人, 反以許多說話, 爲自免地, 終不覺其欺罔, 又何誅乎? 臣之兄弟, 素知之惡行, 毒伺隙, 庸有極乎? 市井之人, 自作尹, 道路所過, 指爲鑽穴細賊。 蓋使其蓄物, 必受犯罪人賂物然後放之, 其賂墨之謗, 固所甘心。 臣雖駑劣, 豈可使迷奴, 行賂於而求放乎? 臣身爲臺官, 致此醜詆, 請命遞斥(臣職)。" 答曰: "勿辭。"


  • 【태백산사고본】 61책 61권 97장 A면【국편영인본】 33책 456면
  • 【분류】
    사법-탄핵(彈劾) / 인사-임면(任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