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승지 유진증이 배로 오는 등극사 오윤겸에게 노적을 조심하도록 파발보낼 것을 청하다
〈좌승지 유진증이 아뢰기를,
"삼가 서쪽에서 온 소지(小紙)를 보니, 노적(奴賊)이 바다를 지키는 군사를 두었다고 하였습니다. 등극사(登極使) 오윤겸(吳允謙)은 지난 30일에 배에 올라 돌아오는 중인데, 만약 바람을 기다리느라 미곶(彌串)에 머물러 있다면, 이러한 뜻으로 파발을 급히 보내 일러 주어 바다를 건널 때 그로 하여금 십분 조심해 건너 오게 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하니, 윤허한다고 전교하였다.〉
〈사신은 논한다. 신하가 인군을 섬기는 도리는 충(忠)보다 더한 것이 없다. 오윤겸은 양조(兩朝)를 섬긴 충신이다. 바닷길로 사신가는 것을 사람들은 모두 교묘히 피하여 갖은 방법을 다 동원해 청탁을 하여 반드시 체직되고야 말았는데, 윤겸은 가장 늦게 명을 받고서도 조금도 두려워하는 기색이 없었다. 배에 올라 일본에 가니 왜적들이 이미 그의 청절(淸節)에 감복하였고 많은 어려움을 겪으며 등(登), 래(萊)에까지 가니 중국에서도 우리 나라에 이러한 사람이 있는 것을 알았다. 비록 옛날의 충신과 의사(義士)라 할지라도 어찌 이보다 더하겠는가. 신하가 목숨을 바쳐 충성을 다하는 의리가 의당 이와 같아야 하지 않겠는가.〉
- 【태백산사고본】 61책 61권 23장 A면【국편영인본】 33책 447면
- 【분류】외교-야(野) / 군사-전쟁(戰爭) / 군사-통신(通信) / 교통-수운(水運) / 역사-편사(編史)
○(左承旨兪晉曾啓曰: "伏見西來小紙, 奴賊有防海之兵云。 登極使吳允謙, 前月三十日, 乘船還下矣, 若以待風留彌串, 則以此意撥上馳諭, 過海時, 使之十分愼涉何如?" 傳曰: "允。") ( 史臣曰: "人臣事君之道, 無過於忠。 吳允謙兩朝一藎臣也。 海路行役, 人皆巧避, 百般圖囑, 必遞後已。 而允謙最晩受命, 少無懼色, 乘槎日本, 倭奴旣服其淸節, 涉險登、萊, 中國亦知其有人。 雖古之忠臣義士, 何以過此? 人臣盡瘁之義, 不當如是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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